과 는 수학자가 쓴 책입니다. 그러니까 과학의 언어, 수학을 이해 못하면 책의 90%는 외계어입니다. 저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그건 수학이 그들의 모국어 이기 때문이며 평범한 문과성인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외계어 맞습니다. 특히 쪽이 그 정도가 심한데요. 12세에 SAT 수학 부분 만점을 받은 사람이 보통 문과인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죠. 그러니 넘어갑시다. "일어나기 힘든 일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 점을 이해한다면, 일어나기 힘든 일은 반드시 일어난다고도 말할 수 있다."라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했지만 일어나기 힘든 일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힘든 일이며 세상의 모든 수학적인 모험들을 알기 쉽게 설명해 줄 마법의 계산자가 내 손안에 나타나는 것 같은 편리한 일은 두책을 읽는 동안에는 일..
정보혁명 이전, 자료의 과거는 전문 안내자가 없이는 걷기 힘든 미로와 같았고, 과거의 자료를 찾는 일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투자한 시간 만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었던 시절을 끝낸 것은 인터넷 대중화의 부수효과인 '정보혁명'이었죠. 이후 과거의 자료는 생성된 시간과 관계 없이 모니터 상에서 동시성을 얻었습니다. 과정이라는 맥락은 정보 수색자의 몫이 되었고요. 30년 전 기록도 오늘 찾으면 오늘의 자료이고, 어제의 사건도 오늘 알았으니 오늘의 사건입니다. '지금'의 맥락은 '내'가 구성합니다. 1999년의 신경림의 농무와 2016년의 류근이 같이 비교되며 예술적 평가에 윤리적 가치를 적용하는 것을 불편해하는 문제가 제기되었습니다. 1. 윤리적 가치'만'으로 예술을 평가하는 것은..
쿠이 료코를 처음 접한 것은 만화전문서점 북새통의 매대였습니다. 이라는 특이한 제목에 '한번 사 볼까'라는 생각이 들어 읽게 되었습니다. (오프서점의 장점이지요) 은 예쁜 표지 때문에 골랐습니다. 이 때까지도 의 작가와 의 작가 동일 인물인 줄 몰랐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의 작가인 쿠이 료코의 다른 단편집 를 사게되고, 이렇게 까지 달려오게 되었네요. 이런 식으로 전작품을 모두 사게 되다니... 쿠이 료코의 작품이 취향에 맞는가 봅니다. 비일상적인 동화나 전설의 다른 결말, 혹은 다른 각도에서 본 이야기. 이야기가 끝난 다음의 이야기. 의외로 디테일한 비일상적인 일상과 그런 이야기 속에 숨은 감정선의 섬세함은 무심한 듯한 그림선과 어우러져 독특한 작품 세계를 만들어 냅니다. 차별을 큰소리로 지적하지는 않..
70년대. 소년중앙의 세계는 크고 넓었습니다. 미국은 우주시대였고, 일본에서 열린다는 것을 밝힐 수는 없었지만 태양의 탑만 빼고 소개된 오사카 만박은 한국의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나중에 밝혀질 열패감의 씨앗을 심어 놓고 있었지요. 아무튼. 한국에서 태어난 20세기 소년도 우주는 언젠가는 가보고 싶은 꿈의 그 무엇입니다. 휴스턴 57년간의 기록이라니 숨막히는 추억을 위해 지를 수 밖에 없는 화보집이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책을 받아보기 전까지는요. 모니터와 책을 구분 못하는 편집 디자이너가 만든 참상입니다. 책 크기가 작으면 작은 데로 레이아웃을 잡았어야 할 텐데, 그냥 이렇게 책을 만들고 말았습니다. 거의 모든 큰사진들의 페이지가 이 모양입니다. 18. 절대 사지마세요. 우주 감각 : NA..
90년대. 모던은 포스트했고, 신체는 주목 받기 시작했으며 적폐는 뚜렷했다. 창작과 비평은 그만됐고, 문학에 동네가 만들어진 90년대. 문학은 문화의 최전선에 서 있었으며 그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었다. 요컨대. 풍요로운 시대였다. 21세기. 격월간 문학잡지 '문학하는 사람'. 릿터는 지금, 문학하는 사람들의 처지를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대중을 압도할. 어떤 의미에서도 이해할 수는 없지만 기는 질리게할 이론 같은 멋진 아이템이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세상을 해석하고 재현할 수 있는 자는 우리뿐이라는 '자임'. 이름을 부를 수 없는 그분의 표절이 들통 난 이후 '한국문학(장)을 지탱하던 문학 질서가 탈은폐되면서'에서 괄호 안의 장과 탈은폐라는 단어 속에 담긴 '비열함'. 디자인 뒤에 숨어 뒤쳐진 것..
조성주 씀. '열정'은 사회 변화의 중요한 동력이지만 무한정 오래 지속되지는 못한다. 특별한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 평범한 사람들에게 어떠한 열정도 수십 년을 같은 열기로 지속될 수는 없는 법이다. 안타깝지만 사랑마저도 그러하지 않은가. (29p.) 1964년 린든 존슨 대통령의 의회 연설 '미국의 약속' (34p.) "흑인의 문제란 없다. 남부의 문제도 없다. 북부의 문제도 없다. 오로지 미국의 문제가 있을 뿐이다. 오늘 밤 우리는 민주당원이나 공화당원으로서가 아니라 미국 국민으로서 이 자리에 모였으며, 이 문제를 해결할 미국 국민으로서 이 자리에 모였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 민주주의라는 링의 룰은 결국 조직하는 자가 승리한다. (39p.) 자기 이익에 근거하지 않은 공익이라는 것이 추상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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