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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카이계란 世界를 가타카나 セカイ라고 써서 구분 짓는 일본 서브컬처 문화의 하위분류 중의 하나입니다. 주로 제로연대(2001~2009) 사이에 유행했으며, 혼잣말이 많고 개인 사정이 바로 세계의 사정이 되는 터무니 없는 오타쿠문화의 한 종류이지요.


 


일본에서는 좀 비아냥거리는 뉘앙스도 있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종말 문학의 한 종류로 받아들이기도 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마에지마 사토시는 세카이계 작품을 '포스트 에바'라고 지칭하며, 여러 평론가와 이런 저런 이론을 빌려오지만 결국은 세카이계는 에바 쇼크에 대한 후속 반응이랍니다. 안노가 오타쿠에게 던진 질책은 '세카이계'로 응답받은 것이지요. 하지만 이제 더는 세카이계는 나오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자기반성은 불편하고 돈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타쿠 문화는 오타쿠 자신들을 긍정하거나 자기 인용하면서 '소비'되는 게 정상인 겁니다.


 


불편한 '세카이계'여 안녕~


 


 


뱀다리.


에바 신극장판 역시 안노의 오타쿠 야단치기의 일환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14년 만에 깨어나서도 어린애인 건 이미 생활 전선에 뛰어들어 어른이 되어 버린 친구들에게는 짜증 나는 일입니다. 게다가 뭐 잘났다고 업계를 풍비박산 낼 파탄 난 이야기를 쏟아낸다면 더더군다나 짜증 나지요. 데이터베이스 소비는 데이터베이스를 공유하는 사람 사이에서만 이루어지는 소비입니다. 동경 올림픽을 타고 데이터베이스 유저 숫자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을지 없을지도 궁금하지만, 이 파탄의 끝이 어디인지가 더 궁금합니다.


 


긴 뱀다리로군요.





세카이계란 무엇인가 - 8점
마에지마 사토시 지음, 주재명.김현아 옮김/워크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