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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 패밀리즈 - 8점
아즈마 히로키 지음, 이영미 옮김/자음과모음(이룸)

어느 날 한 남자의 메일로 2035년에서 ‘미래의 딸’이 보낸 편지가 도착한다. 하지만 그 남자에게는 딸이 없었다.

양자물리학 세계의 영원한 떡밥.
평행세계를 넘나들며 펼쳐지는 콩가루집안 가장의 분투기입니다.
하긴, 콩가루집안이라는 단정은 어패가 있군요. 소설 속에 보이는 가족이 막장이라도 평행세계 어딘가에는 행복의 표본 같은 가족도 존재할 수 있으니까요. 이야기 안에는 없지만 말입니다. ㅡ.,ㅡ

더 이상 원자력 우주선이나 미지의 행성, 외계인을 기대해 볼만한 세상이 아니게 되어버린 지금. 평행세계는 SF라는 장르소설계에서 몇가지 남지 않은 하드한 분야입니다. 물론 보다 가볍게, 말 그대로 라이트소설계에서도 하루히양의 활약이 넘치도록 기운차기는 합니다마는 정통파에게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소재라는거죠.
문제는 양자물리학의 세계라는 곳이 문과출신 소설가에게는 꿈속의 꿈이요. 독자에게는 이해불가의 단어장이기에 쉽게 풀어내기가 어렵다라는 단점이 목구멍속의 대들보라는 거죠.

뭐 그런 사정으로 본다면 아즈마 히로키의 <퀀텀 패밀리즈>는 양자물리학의 세계를 배경으로한 소설로써는 그렉 이건의 <쿼런티>이후로 오래간만에  만나는 장편입니다. 그리고 그만큼 헷갈리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그럼 제 자신을 위해서라도 내용을 간략하게나마 정리해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그림 위쪽 녹색 아시후네 유키토는 27년 8개월후의 딸 아시후네 후코(청색)로부터 이메일을 받습니다.
그런데 사실 두 사람은 같은 시간선 혹은 같은 세계의 부녀관계가 아니라 서로 다른 평행세계의 사람들입니다.

녹색의 아시후네 유키토는 미래에 딸이 아니라 가정내 강간을 통해 아들(오시마 리키-엄마성을 따라서 그렇습니다)을 얻게되는 운명이였죠.
그런데 문제는 이 녹색라인의 아들이 같은 시간대의 파란색 딸을 통해 두 평행세계의 아시후네 유키토. 다시 말해 두 사람의 아버지를 교환해 버림으로써 이제까지와는 다른 가능성의 세계(보라색라인)이 생겨 버렸다는 겁니다.(아래쪽 그림)

이 보라색 시간선을 따라 사건이 전개되다보니 원래 두 사람의 세계(후코리키)에서는 2008년 3월 원인모를 테러로 사망하거나 행불되어야할 아시후네 유키토가 살아남아서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살게되어 버린 겁니다. 그리고 이 여파로 무효화된 3월테러보다 더 강렬한 에너지로 7월에 대규모 쇼핑몰 테러가 발생하고 이로인해 청색라인을 따라 역사가 진행되었다면 살아 남았어야할 아내 유리카와 3살난 후코가 보라색 라인에서 사망해버리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이게 뭔소리인고 하니.... 과거의 아버지에게 편지를 보냈던 과년한 딸이 과거에 개입한 덕분에 3살때 죽어 버리는 일이 생긴겁니다. 그럼 성인 후코(청색)의 세계는 없던일이 되어버리고 덩달아서 과거의 아버지를 바꿔치기해버린 녹색라인의 리키의 세계도 사라져버리는 사태가 발생하는거죠. 이에 부랴부랴 리키후코는 보라색라인의 세계로 이동하여 어머니와 어린시절의 자신(후코)의 사망을 막아보려하지만 실패합니다.

그리고 그 직후 아시후네 유키토와 3세의 후코, 리키, 후코. 이렇게 4사람은 평행세계의 이동이 보다 자유롭지만 또한 그 덕분에 붕괴되어가는 세계인 적색의 세계. 즉 어머니인 오시마 유리카의 세계로 소환됩니다.
비로소 서로 다른 평행세계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되는거죠.
이야기가 이쯤되면 서로간에 말 못할 사정까지 겹쳐져서 난장판이 되어버린 형국입니다.
게다가 이야기를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 두 사람의 공통 아버지 아시후네 유키토가 교환된 시점 이후의 파란색 라인(두번째 덩어리)에서 아시후네 후코가 만든 양자 네트워크 프로그램인 유사인격 프로그램 시오코가 이 복잡다난한 가족모임을 주관한것으로 밝혀짐으로써 이야기는 절정에 이릅니다.

에구에구 나름 그림까지 동원해서 설명해 보려고 했는데 이야기가 더 복잡해진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각설하고, 결론으로 넘어가보면, 붕괴되어가는 세계인 오시마 유리카의 세계는 원래대로라면 젤 위쪽의 첫번째 파란라인의 세계와 연결된 세계이며 리키, 후코와 평행세계 개입때문에 세계자체가 불안하게 된것이랍니다.
그러니까 이 모든사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런 엉터리가족이라도 함께 살아보자는 초긍정적인 마인드로 청색도 녹색도 아닌 처음과는 달라진 아시후네 유키토가 가족모임의 주관자인 유사인격의 양자 네트워크 프로그램인 시오코를 부정하는 순간! 이제까지 열려있던 평행세계의 문은 닫치고 아시후네 유키토는 사라지게 됩니다.
왜냐하면 오시마 유리카의 세계에서 아시후네 유키토는 이미 죽은 사람으로 무덤까지 확인한 상태이니 시오코가 없다면 보라색의 아시후네 유키토가 존재할 가능성은 0가 되어버리고 이제까지의 존재의 겹침은 사망이라는 확정사항으로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온가족이 다함께라는 가장의 희망은 자기 자신의 존재 가능성을 닫아버림으로써 문장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헉헉헉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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