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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식번호 : RB-79 BALL
  • 전체높이 : 12.8m
  • 무게 : 17.2 t
  • 제네레이터 출력 : 400kw
  • 센서범위 : 4,000m
  • 주요무장 : 180mm 캐넌포(건탱크와 동급 "오오~")





일명 '움직이는 관'
퍼스트 건담부터 참전하여 건담세계관에서 '리얼리티'를 맡고 있는 볼입니다.

싼값에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선외활동용 포드로 1년 전쟁 후반에 RGM-79의 중장거리 지원용으로 사용. 원형기는 RX- 계획의 일환으로 시험 제작한 RX-76이라고 한답니다. 당시의 시제 계획은 안간형 MS를 주류로 하는 개발 계획의 추이에 따라 사실상 폐기 되었지만, 대규모 반격 작전 입안과 함께 부상하게 되었답니다. 한마디로 싼맛에 많이 만들어서 물량공세를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대량생산되었다는 설정입니다.열핵반응로를 동력으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빔 병기를 탑재할 수 없고, 실체탄을 사용하는 캐넌포가 유일한 무장입니다. 파생형으로 포를 2문 갖춘 RB-79k, 전후에도 운용된 RB-79 type C등도 존재한다는군요.

이 기체가 등장하는 곳은 퍼스트건담의 후반부 약간과 건담0083의 후반부에 쪼금, 그리고 유일하게 활약다운 활약을 하는 곳이 08소대의 1화 정도입니다. 최신작 MS이글루스에서나 조금 대접을 받는 분위기입니다마는 기본적으로 우주공간 불꽃놀이용이라는데는 큰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적은 등장횟수에도 불구하고 건담을 아는 사람치고 '볼'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은 그다지 없어 보입니다.

MS가가 판치는 전장에서 사람의 형상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MS인지 MA인지 조차 애매한 볼이 이토록 깊은 인상을 남긴 이유는 무엇일까요?

각종 해설, 설정집에도 '전투력을 자신할 수 없는' 최약체기로써 기껏 화면에 등장해도 메가입자포에 녹아내리거나 자쿠의 발에 걷어차이는 등... 무모하리만치 약한데 숫자만 많다.라는 점이 어필한 것일까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탑승형 거대로보트(아무튼 인간보다 큰 로보트)가 등장하는 애니에는 크게 두가지 부류가 있습니다. 이름하여 '슈퍼계'와 '리얼계'. 그리고 건담은 이 중 '리얼계'의 상징이자 시조이지요.
물론 이런 분류가 논란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건담은 실제로 보면 어디가 리얼인지 모르겠다.퍼스트는 마징가랑 별 차이 없는 전투력이고, Z 이후는 초능력 애니고."라는 의견도 있는 실정이니까요.

게다가 제 개인적으로는 '철인28호' 도 리얼계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무엇이 슈퍼계고 무엇이 리얼계인지 따지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그냥 애니상식 수준에서 기동전사 건담은 리얼로봇계열이다라고 하더라도 문제는 건담은 리얼계인데 "왜 굳이 사람 형태의 병기가 존재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입니다.
지지할 땅이 없는 3차원공간이 우주에서 자제제어를 위해 인간형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마는 그 얘기는 결국 허우적거릴 사지만 있다면 OK일수도 있기 때문에 그다지 납득할만한 이유는 못되는 것 같고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기동전사 건담이라는 애니를 리얼계라고 믿는데에는 '볼'의 존재가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왜냐하면 볼이야말로 현재의 기술력으로도 만들어 낼 수 있는 진짜 우주용 메카닉이라는 느낌이기 때문입니다.

애니는 아무리 뚫어져라 쳐다 봐도 그 안에 실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실재와는 거리가 있는 이미지이지요. 우리가 애니를 보면서 실재를 느끼는 것은 그곳에 우리의 대뇌 속에 실재할지도 모르는, 혹은 실재로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은 무엇이가가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기동전사 건담이라는 애니에서는 RB-79볼입니다. 존재하지 않는 가짜현실 속에서 리얼이라는 느낌을 이입할 수 있는 고리가 RB-79 볼에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되어지는 거죠.

GM이 아무리 떼로 나와서 허무하게 사라져가더라도 사병들의 애환은 RB-79 볼에 담겨 있는 것이고, 아무리 그럴싸한 설정을 가져다 붙이더리도 '리얼'의 느낌은 동그란 기밀몸체에 집게팔을 달고 머리에 대포를 이고 날아다니는 볼에게 있는겁니다.

건담이라는 가짜현실에 리얼리티를 부여하는 타짜는 '볼'이라는것이죠.

목마형태의 요상한 물건이 대기권을 아무 문제 없이 날아다니는 허무맹랑한 그림을 리얼이라고 부르는 기만의 밑바닥에는 그래도 '볼'은 리얼하잖아라는 변명이 튼튼하게 자리잡고 있는 겁니다.

놀랍게도...!!!!







참, 그런데 RB-79 볼의 디자인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요?
물론 기동전사 건딤의 스탭들이 자신들이 만들고 있는 애니의 리얼리티를 위하여 가장 과학적인 설정으로 디자인한 것이라면 참으로 아름다운 이야기일 것입니다.
그러나 '원조'는 따로 있습니다.

사진은 스탠리 큐브릭감독의 1968년 작품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한 장면입니다.
목성을 향해가는 디스커버리호의 내부에 수납되어 있는 작업용 포드의 사진이죠.
영화의 클라이막스에는 바로 이놈 중 하나를 타고 우주로 나아갑니다.

<공상과학독본>의 야니기타 리카오씨도 인정한 과학적인 영화이다 보니 이런점에서도 멀찍히 앞서가고 있군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는 얼마전에 삼성과 애플사이의 디자인 소송전에서도 인용되었던 바로 그 영화입니다.

바로 이 장면을 근거로 애플의 디자인 소송이 부당하다고 했다지요.
애플에게 저작권료를 주느니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소품담당자에게 저작권료를 주겠다는 것일까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