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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버님의 칠순 생신이였습니다.

그렇다고 거하니 잔치를 벌일 것도 아니여서 어머님과 함께 여행을 떠나시기 전에 가족끼리 모여 식사나 한끼하려고 여러 식당을 알아 보았지요. 그러다 알게 된 곳이 경기도 양평의 '산당'입니다. 경치 좋은 곳에 예쁜 식당이 자리잡고 있고, 음식도 퓨전 한정식으로 훌륭하다고 해서 지난 화요일에 예약을 했지요.

그리고 토요일 오늘 찾아가게 된 것입니다.

 

1시 예약.

도착은 주말 교통을 감안하여 조금 일찍 출발한 덕분에 15분 먼저 도착했습니다.

우선은 잠시 기다려 달라더군요.

그런데 정작 1시가 되니 앞 손님이 아직 일어서지 않으셔서 조금 더 기다려 달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다렸지요. 그런데 이 조금이 "조금만...조금만..."하면서 10분이 되고, 20분이 되더니 30분이되는 것입니다.

결국 1시 45분.

예약 시간으로 부터는 45분. 도착 시간으로 부터는 60분이나 지나다 보니 무척 화가 나더군요.

그래서 카운터로가 이건 너무한 건 아니냐 했더니 심드렁입니다.

결국 제 목소리 톤은 점점 올라가게 되고, 아니나 다를까 목소리가 커져야 겨우 상대해주기 시작하더군요.

그때 갑자기 갑자기 주방쪽에서 "그게 그렇게 죽을 죄야!"라면서 어떤 남자가 뛰쳐나오는 겁니다.아주 칠 기세더군요.

헐~

 

저 맹세코 욕 한마디 하지 않았고, 목소리만 좀 커진 상태였으며, 백발의 어느 아주머니가(자칭 사장님이라시더군요) 나와 사과하시는 바람에 슬슬 진정국면으로 가는 와중에 터진 황당한 시츄에이션이였습니다.

그 소리 지른 남자가 누구냐고 하니까. 주말에만 도와주러 오는 알바랍니다.

하하하하

정말 열혈 알바 두셔서 뿌듯하실 것 같습니다.

여전히 알바라고는 믿기지는 않지만...

 

 

예약을 잘못 받고, 충분히 정정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아무 양해도 없었으며 결국 1시간 가까이 손님을 문앞에 방치하고는 고작 한다는 말이 그게 죽을죄야!라니요. 그쵸 그게 죽을 죄는 아니지요. 아마 죽을 죄였으면 그렇게 넘어가지는 않았을 겁니다.

 

 

이 이후에는 제 어머님도 화가 나셔서 무척 따지셨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결국 그곳에서는 기분이 나빠 더 이상 머무룰 수 없어 다른곳에 식사하고 집으로 돌아 왔지요.

(그 때까지도 자리는 준비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혹시 산당에 식사 가시는 분들.

예약은 소용 없습니다. 걍 양평까지 선착순으로 가시고요.

친절 같은거 기대 마십시요.

 

그리고 산당 임지호 선생님.

이 자리를 빌어 말씀드립니다.

 

"고~오맙습니다. 우리 아버지 일생에 한번 오는 70번째 생신을 아주 제대로 망쳐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