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선생은 호학(好學)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런지 '참' 아는게 많은 사람이다. 또 그만큼 자의식+자존심도 높아서 그 높이가 만장(萬丈)쯤은 되어보이는 사람이다. 다시말하자면 아는것 많다고 상대방을 푸~욱 찔러 놓고는 세상 사람들이 왜 날 두고 욕하는지 모르겠어~~~~라고 하소연을 하는 타입이라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小견이다)
아무튼 이게다 호학하기 때문이라 생각이다. 원래 배우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좀 알면 잘난체도 하고 싶은게 인지상정이니까. ㅅㅅ
그런데 왜?
이 책 얘기하면서 호학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가 하면...
도올선생이 많이 알고, 또 그 범위도 무쟈게 넓은 건 알겠는데.... 그걸 꼭 제입으로 말하는 타입이라는 점이 하도 두드러져서 딴에는 먼저 변명이라도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걸 왜 니가?라면 할말은 없네ㅅㅅ)
아무튼 배운거 많은 사람이 그거 좀 잘난체하는데...쪼금만 참고 읽으면 나도 배울 점이 있으니, 배워 놓고 나중에 욕이나 하지 말자는 얘기이다.(여기서 그의 책 한권 사보지 않고 목소리가 듣기 싫어서 싫다느니.... TV앞에 진득히 앉아있지도 못하면서 아줌마들 앞에서 폼잡는 강사라는 식의 뒷담화댕이들은 첨부터 열외다!)
사설이 길었다.
이 책의 내용은 달라이라마와 도올의 이틀간의 대담이다.
중간 중간에 자신이 질문해 놓고는 좀 장내가 숙연해 졌다느니,달라이라마는 솔직히 나보다 영어가 좀 딸리는 편이였다던가, 달라이라마가 마치 살아 움직이는 백과사전을 마주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라고 말씀하시는 대목 등등을 웃어 넘길 수 있다면 그 사이에 채워진 내용은 그리 만만하 것이 아니다.
역사적 예수에서 영지주의로, 영지주의에서 사건 중심의 신앙과 법 중심의 신앙 문제로 건너가더니, 에반젤리즘에 대해 썰을 풀다가, 불교 미술사로 넘어가서 신앙의 대상 문제로 빠지는 내용이 잘 찍은 사진들과 함께 담겨있다.
이렇게 다양한 내용이 그리 두껍지 않은 책에 다 담길 수 있었던 것은 우선은 박식한 도올을 잘 비춰준 '절대고수' 달라이라마라는 거울이 있었기 때문이다. 명불허전이랄까. 이 책의 내용처럼 실제 대담이 이루어졌다면 주절이~ 주절이~ 밑천 풀어 놓는 도올과 그 앞에 맑은 거울 같은 달라이라마가 연상된다. 꺄~ 게다가 그냥 거울이 아니라 윤회의 전문가 답게 확실할때는 확실하게 대답하는 정연함까지 갖추고 있으니 고수는 고수다.
책은 3권으로 되어있고 앞의 2권은 불교 미술사와 도올의 인도기행이다. 결국 달라이라마와의 만남은 3권에서 이루어지는데, 각권 가격이 1만6천원이다. 색인까지 750페이지 정도의 책을 3권으로 분권했다는 얘기인데.... 각권 가격이 250P 치고는살인적이니 안습이다. 달라이라마와의 만남만 보려면 3권만 사고 도올의 썰도 좀 들으려면 1,2권 다사라는 친절한 배려에 금자씨를 부룰 수 밖에....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