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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구해줘(Sauve-moi)

imuky 2009. 11. 24. 12:07
구해줘 - 10점
기욤 뮈소 지음, 윤미연 옮김/밝은세상

가아 끔, 아주 가끔. 이 책을 내가 왜 샀지하는 책이 있습니다.
보통은 책꽂이 꽃힌 책을 보고 그런 생각을 하지만 새로 배송돼 온 책을 보고서 그런 생각이 든다면 정말 난감합니다.
무슨 바람이 들어서 이런 책을 주문했을까? 주문 조회를 해보니 내가 주문한게 맞기는 합니다.
소설 <구해줘>는 그렇게 제 손에 들어 왔습니다.
이왕지사 제 손에 들어 온 책이니 읽어는 보자.라는 심정. 아실라나 모르겠습니다.

연애소설이더군요.

설정이 뭐이래!!!
책의 4/1까지는 그저 황당하기만 했습니다.
혹시 할리퀸 로맨스 생각나십니까? 너무 달아서 머리가 찡한 초콜릿 같은 소설들 말입니다.
<구해줘>의 시작이 딱! 그짝입니다.

여주인공은 금발의 프랑스 아가씨로 소르본 대학원까지 졸업한 재원이지만 배우의 꿈을 안고 뉴욕으로 온 29살의 미녀.
남주인공은 상처한 홀아비로 너무나도 유능하고, 배려심있으며 성실한 의사입니다. 과거에 치료해줬던 부호가 헐값에 임대해 준 아담한 2층집에서 살고 있으며 죽은 아내를 잊지 못하는 인세에 보기드문 순정파랍니다. 게다가 오드아이.
손발이 오그라듭니다.

"내가 미쳤지."
뭔 맘을 먹고 이걸 주문했을까?

믿는 건 85주 연속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
남들 보기에는 별거 아니겠지만 연인들 사이에서는 무지 중요한 흔하디 흔한 사소한 오해와 그로 인한 이별.
남자는 공항으로 뛰고 여자는 비행기에서 내리는 대목까지는 정말 한숨이 절로 납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그 후의 전개가 사뭇 흥미진진합니다.

여주인공이 이륙 전에 미친 척하고 내린 비행기가 추락해서 승객 전원이 사망한 겁니다.
알고보니 여주인공은 그 비행기를 타고 죽었어야 하는 운명인데 사랑 때문에 살아버린거죠.
운명이라는게 그리 만만한게 아니라는 것은 영화 <데스티네이션>을 통해 충분히 학습하지 않았습니까.
이제부터는 여주인공 줄리에트를 살리려는 남주인공 샘과 저승사자의 스릴 넘치는 한판 대결이 펼쳐지는거죠.
아~ 물론 공포소설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연애소설의 틀안에서 모든 스토리가 진행됩니다.
10년 전에 죽었다가 저승사자가 되어 돌아온 그레이스와 그녀가 살아 생전 사랑했던 마크, 그리고 그녀의 딸 조디. 우리의 주인공 줄리에트와 샘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히고 설키며 조마조마한 마음을 자아냅니다.
과연 줄리에트는 운명처럼 죽게 될까나요?

뭐 연애소설이니까 해피엔딩이겠지라는 생각은 작가의 출신지가 프랑스이다보니 다른 결말이 나오지 않을까라는 기대 때문에 쫌 접어두고 읽으면 좋습니다. 프랑스 작가라고 해서 뭐 별다른 것은 아닙니다마는.

가끔은 이런 것도
전혀 의도하지 않고도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평소의 습관대로라면 선택하지 않았을 것 같은 책입니다마는 의외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사람 사는 얘기를 하는데 항상 특별한 의도가 있을 필요는 없겠지요. 그냥 사는 얘기만으로도 충분한 경우도 있습니다.
사랑 얘기가 그 경우에 해당할 것이고, 사랑 얘기는 내가 처한 경우만 아니라면 항상 흥미진진합니다.
사랑이란 내가 당할 때는 억장이 무너지지만 남 얘기일 때는 로맨스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