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1996년 한뜻에서 나온 책입니다.
청소년용으로 나온 듯 한데 특이하게도 서문, 서평, 해설, 역자의 넋두리, 기타 등등, 기타등등의 덧붙임이 하나도 없는데다가 마지막 페이지 마지막 줄까지 빽빽하게 채워져있어서 낙장 인가? 하며 몇번 살펴 보았을 정도 입니다.
정말 알차게 텍스트로만 채운 책이더군요. ^^

오래된 책이라 구하지는 못하고, 다른 일로 도서관에 갔다가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첫문장부터 다음 이야기를 불러오는 솜씨에 반해서 서서 읽다가 안 빌려 올 수 가 없었습니다.

이야기는 단순합니다.
주인공 킵은 우주로 가고 싶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달에 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어버지도 허락했죠. "가려무나."
문제는 어떻게 갈 것인가입니다마는 그것은 킵의 문제입니다. 킵은 당장 달에 가고 싶지만 모든 시작은 단순한 한걸음부터이며 준비와 노력 그리고 약간의 행운이 따라준다면 좀 허황된 꿈이라도 언젠가는 이루어진다는 메시지입니다.
조금 더 소개하자면 우주에서 일하기 위해 진학준비를 하던 킵은 비누회사에서 실시하는 달나라 관광이벤트에 응모(정말 최선의 응모활동을 벌입니다. 온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도움도 받아가면서...ㅎㅎ)하여 아쉽게도 1등은 못하지만 중고 우주복 한벌을 얻게 됩니다. 이후 이 우주복에 대한 소개는 하드SF의 전형입니다. 이 소설이 1958년 작이니까
하인라인은 아직 있지도 않은 우주복을 제법 그럴싸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SF작가는 이 정도로 그럴싸해야 하나?라는 점에서 약간 기가 질리기도 하고요. 아무튼 원제목 Have Space Suit-Will Travel 처럼 킵은 우주복을 갖게 된것이고 외계인을 만나고, 인류의 미래를 결정 짖는 중요한 재판에 나가기도 합니다.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이후의 모든 모험은 킵이 오스카라고 부르는 우주복이 있었기 때문이며 만약 킵이 폐기처분 직전의 우주복을 학비를 위해 몇푼의 돈을 받고 팔거나 그냥 지켜만 보고 있었다면 아무런 일도 없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우주복을 수리하고 진짜 우주공간에서 쓸 수 있는 물건으로 재생한 것은 킵의 열정과 노력의 결과물이고, 현실을 탓하지 않고 꿈을 위해 한가지라도 하는 태도가 우리나라의 의역 제목처럼 은하를 넘어서 더 먼 곳까지 킵을 이끌어내고 마침내는 인생 쫙쫙 펴지는 해피엔딩,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게 되는 원동력이 되는 것입니다. 청소년용 소설 확실하군요.

※ 추가
- 외계의 지성체의 언어를 악보로 표시한 점은 재미있습니다.
- 여주인공(?) 피위의 아버지인 레이스필드 교수는 요즘 말로는 통섭학자입니다.
- 이 소설이 1958년 작이라는 것을 상기한다면 놀라운 일입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비이글호의 모험이 먼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