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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전 - 이영수(듀나) 지음, 김수진 그림/이가서 |
대리전은 인터넷의 글쟁이 듀나의 SF소설입니다.
부천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우주인들과 여행사 직원의 한바탕 우주인 지구침략 소동을 유쾌하게 그리고 있는 소설이죠.
토종 SF들이 어딘가 삐걱거리는 곳이 있다면(사실 한국식 이름만 등장해도 괴리감이 느껴지던 시절도 있었답니다) 이 소설은 너무나 매끄럽게 지금, 여기에서 있을 수 있는 우주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건 귀한 겁니다. 아주 귀하죠....
설정과 이야기는 이러합니다.
지리적인 배경은 부천. 물리적인 우주여행은 가능하지만 우주공간의 광대함 때문에 시간이 너무 걸림.
우연히 3기문명의 탐사선 하나가 지구에 오게되어 앤시블(르 귄여사의 그것과 같으면서도 다른)을 지구에 떨어 뜨려 놓습니다.
이 앤시블을 이용하여 정신체만이라도 지구에 올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한 우주인들은 지구인의 몸을 빌려 2기문명체인 지구에 관광을 옵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우주인 관광회사 직원이죠.
문제는 지구에 떨어진 앤시블의 주인인 코어는 우주의 사라진 문명의 찌꺼기로 어쩌면 4기문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비밀을 간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코어는 우주연합으로부터 독립하여 지구를 확보하려고 하고, 꼭두각시 우주인들도 독립된 행성을 가지고 싶고, 마자랑인은 4기문명으로의 전이과정을 알고 싶고, 해결사 아주머니들은 그녀들이 믿는 살아있는 신 코어를 보호하고 싶고, 항성 생명체 브콰이아브라우아이야이는 4기문명으로 갑작스럽게 도약했으며, 주인공은 죽기 싫습니다.
이렇게 적어 놓고 보니 책을 읽지 않고는 뭔 소린지 모르는 요약이 되어버렸군요.
그러니까 읽기 바랍니다.
지은이 듀나에게는 SF를 한국땅에서 펼치면서 남다른 취향과 교양으로 이야기를 포장하는 재주가 있으니 쪼오큼 황당한 이야기라도 입가에 미소를 걸고 볼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하니까요.
재미있는 구라는 팍팍한 삶을 윤택하게 한답니다.
^^a
참, 대리전 뒤에는 3편의 단편이 실려있습니다.
첫 번째 '토끼굴'은 앨리스에 관련된 이야기로 지구 멸망후에 식물형 외계인에게 애완동물로 키워지는 자라지 않도록 유전자 조작되어 있는 여자사람 침대 밑에 숨겨진 토끼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굴안으로 내려가 보기는 하지만 모험은 하지 못하는 슬픈이야기입니다.
두 번째 '어른들이 왔다'는 미개 종족 앞에서 신인 척하는 외계인에 대한 이야기이고요. 마지막 '술래잡기'는 환상특급류의 요상한 세계이야기입니다. 42만체의 안드로이드로 구성된 도시에 살고 있는 남매이야기죠. 좀 찜찜합니다.
※추가
듀나의 대리전을 책으로 접하기 전에 언젠가 읽었다. 읽었다 했더니 한국SF단편선인 '얼터너티브 드림'이였습니다.
월간 판타스틱이라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엉뚱한 곳에 있었더군요.
'얼터너티브 드림'에 실린 대리전은 전체적인 맥락은 비슷해도 세부 디테일이 다르거나 배경지식등이 빠져있습니다.
재미있는 단편이였는데, 이렇게 업그레이드드 되다니!
이미 봤었다고 안 읽었으면 후회할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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