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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 8점
이영수(듀나) 지음/자음과모음(이룸)

듀나가 쓴글이라고 해서 모두 재미있는 것은 아닙니다.
듀나가 쓴글이 모두 SF인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듀나의 소설은 대한민국의 장르문학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SF든 호러든 장르소설이 이곳과 동떨어진 신기한 무엇이가에 대한 이야기였던 시절. 듀나의 소설은 장르문학도 이 시대의 문학이며 이 땅의 이야기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단편 소설집도 마찬가지 입니다.
13편의 단편이 모두 재미있는 것도 아니고, 모두 SF인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신기한 이야기 속에 담긴 사람들의 모습은 지금 이곳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특히나 단편집의 제목이자 가장 눈에 띄는 소설인 '프로콜리 평원의 혈투'는 북한 문제를 다루고 있기에 더욱 더 끔찍합니다.
우주로 진출하여 다른 항성계에 도착해서도 없어지지 않는 탈북인에 대한 편견과 증오는 어떤 리얼소설보다 더 선명하게 우리의 모습을 까발기고 있는 듯합니다.

동전 마술
부모의 강요에 못 이겨 억지로 선을 보러 나온 회사원은 을지로입구역 지하도 천장에서 다른 세계로 통하는 통로를 알게됩니다. 비록 동전이나 던져 올리는 곳이지만 그 틈새에 무엇이 있을지 어디로 통할지...

물음표를 머리에 인 남자
남편, 남자친구 등등 가까운 사람 머리위에 물음표가 보인다면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메리 고 라운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삼각관계. 문제는 한명은 죽은 사람이라는 것임.

A,B,C,D,E & F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남녀의 아바타 놀이.
정리하자면 A,B는 관계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가상 존재들인 C,D,E,F를 만들어 서로를 이간질하고 사귀고, 친구가 되어주다가 결론은 A와 D, B와 F가 커플이 되며 끝난다. 그래보이 결국 실재 사람은 A,B뿐이지만...

호텔
우리 결혼 했어요를 예언한 단편. ^^
문제는 시스템은 무엇이든 알고 있다는 것.

죽음과 세금
므두셀라 바이러스에 의해 인류가 실질적으로 불사자가 된 미래. 공공인력관리국은 각종 바이러스와 나노로봇을 이용하여 인간들의 수명을 관리합니다.

소유권
재능있는 인간형 로봇의 소유권은 인간이 아니라 로봇 자신입니다.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일단 배경은 링커우주입니다.
링커우주란 '범우주 바이러스 네트워크'로 환경 통합 과정을 거쳐 별과 별 사이에 생명을 연결시키는 시스템입니다.
꽤 재미있는 설정이라 조만간에 다른 형태로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여우굴
여우 귀신이야기이고요.

정원사
폐쇄된 콜로니안에 완벽한 생태계를 갖추고 통제하는 컴퓨터는 인간 주인조차 지워버리는 군요.
이해하지 못해도 사용은 가능한 기술들이 어떻게 인간을 죽음으로 몰고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라면 확대해석일까요?

성녀, 걷다.
자동인형이 계속 걷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안개 바다
링커우주가 배경인 다른 이야기

디북
매트릭스를 러브크래프트의 세계와 연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