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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 트랙 - 8점
코시가야 오사무 지음, 김진수 옮김/스튜디오본프리

대형 햄버거 체인점에서 일하는 쿠사노 테츠야는 어느 비 내리던 밤에 뺑소니 사고를 목격합니다.그리고 그 현장에서 사망한 요코이 료타의 유령을 데리고 살게 되죠. 유령으로써 경험 전무의 료타가 일방적으로 쿠사노 테츠야에게 빌붙어 사는거지만 아무튼 데리고 삽니다. 그리고 이들의 만남은 톱니바퀴처럼 살아가는 주변 사람들의 일상에 조그맣지만 의미심장한 변화를 일으키키 시작하죠.

쿠사노는 난데없이 자기한테 붙어버린 유령이라는 존재가 성가시지만 이것저것 참견해대는 유령에게 대꾸하랴, 그런 대화가 행여 정신이상자의 혼잣말로 비치지 않을까 주변을 신경 쓰는데 정신이 없습니다. 그러나 유령은 가게의 아르바이트 여고생이 마음에 든다든가 하면서 신경 쓰이는 일들을 자꾸만 벌여 놓죠.

그리고, 아르바이트생이 가지고 있는 의외의 능력을 발견한다든가. 현대인의 죽음에 얽힌 이런저런 사정을 알게 된다든가. 뺑소니차량의 범인을 검거한다든가하는 모험을 하게 됩니다.

결론은 료타는 뺑소니 범인 검거후 사라지고, 뜨거운 여름, 차안에서 질식사한 어린이의 유령도 구해지고, 다른 유령들도 어찌어찌 성불하며 해피엔딩으로 끝나죠.

2004년 제16회 일본판타지소설대상 우수상 수상작입니다.
장르소설에 라이트노벨. 즉, 가벼운 소설이라고 할만한 조건은 충실히 갖춘 작품입니다.
그러나 햄버거 체인점 생활의 디테일이나 등장하는 유령들의 사연은 하나 하나가 소홀히 넘길 수 없는 사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뭐 대단한 것은 아니고요. 그저 일상 같지만 나에게는 특별함이랄지.... 그냥 견디고 살아가는 현대사회지만 잘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도 사실은 고군분투! 라고 말하고 싶은 느낌입니다. 아메리카노의 씁쓸함 정도.

최근에 읽기를 포기한 국내청춘소설들이 생각납니다. 취업은 힘들고, 희망은 없고, 아무튼 별볼일 없는 젊은이의 이야기라면서도 술과 춤, 그리고 가벼운 섹스로 대한민국의 젊음을 대표해보겠다는 소설들의 가벼움보다는 솔직히 대놓고 가벼운 소설이라면서도 의외로 촘촘한 이쪽이 마음에 듭니다.
등록금 마련이 어려워 아르바이트에 뼈골이 삭는 청춘이라는 인물들이 말로만 힘들다 힘들다 할뿐 한뼘의 취재도 없이 그저 신문사설같은 힘들다만 연발하는 이야기가 상찬되는 국내 현실이 좀 안타깝습니다.
심사위원들의 머리 속에 맞춘 청춘이 '가벼운 섹스'정도라면 도대체 진짜 청춘들은 어디서 뭘하는 걸까요?

국내 작가들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쓸데없는 소리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