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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 모음 R 2011.가을 - 8점
자음과모음 편집부 엮음/자음과모음

논술 학습지서 부터 소설, 교양, 수필 등등 다양한 책을 내고 있는 자음과 모음에서 나온 청소년을 위한 계간지 <자음과 모음 R> 입니다.

청소년을 위한이라고 해서 청소년이 읽을만한, 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청소년들을 상대하는 교사나 학부모들이 읽었으면 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아니 읽어주었으면 하는 내용입니다.

이번 가을호의 특집은 자살에 대한 소고입니다. 
과로사할 때까지 일을 시키고, 출산을 엄두도 못 내게 만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생 빈곤에서 벗어날 수 없는 반(反)생명의 사회야말로 자살의 진정한 원인이라는 박권일씨의 글서부터 영화평론가 강성률씨의 봉준호 감독의 타살과 이창동 감독의 자살을 통해 본 질문. 노성두씨의 서양미술에 나타나는 자살에 대한 조형적 상상과 재현.이택과 교수의 죽은 연예인의 사회. 사회가 인생의 '의미'를 끊임없이 되묻게 될 때 비로소 '자살유행'은 끝난다시는 안광복 선생. 자살을 권하는 사회가 아니라 삶을 권하는 사회가 되자는 김종갑 교수의 호소와 '자살'을 소재로 이우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5명의 학생들이 구성한 소설 '낯설었던 더위'가 실려 있습니다.
이 중, 공공의 소유물로써의 공인인 연예인에 인형의 기능이 아니라 시민이라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은 심금을 울렸습니다.

이 밖에 사회복지사와 사업가 사이에서 씩씩하게 중심을 지키는 어느 요양원 원장님의 인터뷰라든가. 롤플레잉 게임의 성장요소를 분석한 글. 주호민 작가의 '웹툰, 그려볼까!'와 서평좌담등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돈 없고, 시간 없고, 스트레스만 있다는 청소년들이 과연 이 책을 읽을까? 라는 질문에 앞서, 만약 읽겠다는~ 공부하겠다는~ 교과서 외에도 궁금한 것이 있다는~ 청소년을 만났을 때. 권할만한 읽을꺼리가 없는 것 보다는 이렇게 추천할 만한 책이 있다는 것이 더 행복한 일입니다. 다만 걱정은 그런 아이들을 만나기 전에 책이 먼저 없어질까봐... 입니다.

그리고, 만약 자음과 모음 편집부에서 이 글을 보시게 된다면 한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다음 세대를 위한 인문 교양지가 어쩐지 다음 세대인 청소년 보다는 다음 세대를 기르고 싶은 인문 교양을 갖춘 기성 세대를 위한 책 같아 보인다는 것입니다. 흥미 본위까지는 아니더라도 청소년들이 좀 더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나 내용을 개발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a
딱! 한권 읽어보고 이런 말씀드리기에는 송구스럽지만 어쩐지 책의 타겟이 뾰족한 듯 싶지만 모호합니다."

"거듭 송구스럽고요. 오래도록 좋은 책 내주시기를 바랍니다."
( - -)( _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