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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파편 9 - 타카하시 신 지음/서울문화사(만화) |
타카하시 신의 <너의 파편>이 전 9권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잡지 연재가 아닌 단행본으로 진행된 <너의 파편>은 정가로 책을 사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세상에서 나름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요.
아무튼 무사히 끝마치게 되어 "축하합니다."
<너의 파편>의 전체 설정과 내용은 진행되어 온 세월에 비하면 의외로 간단합니다.
사방이 벽으로 막힌 세계.
벽 안쪽의 세상은 계속해서 눈이 내리고 그 눈이 쌓여 마을이며 집이며를 끊임없이 묻어버리고, 사람들은 집위에 집을 지어가며 눈에 파묻히지 않으려 간신히 간신히 살아가는 세상입니다. 주인공인 이콜로왕녀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소년 시로와 함께 그런 세상을 구원하려 태양을 찾아 나서지요. 하하 태양을 찾아 나선다니 뭔 동화 같지만 사실 여기서 태양이란 세상을 독으로 채우고, 사람들을 벽안에 살 수 밖에 없도록 만든 구시대의 에너지체를 말하는 것입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벽은 사람을 가두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였고, 벽 밖의 자연은 구시대의 전쟁으로 인해 보기에는 아름답지만 사람이 살 수 없는 독이 퍼진 세상입니다.
이콜로왕녀는 구시대의 유물(안드로이드)인 시로를 통해 태양을 가동시키지만 태양은 일정기간 빛나며 눈을 녹입니다. 그러나 결국 세상은 원상태로 돌아가고,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할 때쯤 이콜로왕녀는 바깥세상의 독 때문에 어린 나이에 죽습니다.
뭔가 희망 찬 것 같으면서도 사실 변한 것은 없고, 주인공은 죽어버리는 타카하시 신스러운 결말입니다.
그림체는 <최종병기 그녀>시절과 비슷하며, 동화 같은 동글동글한 얼굴로 꽤나 잔혹한 상황을 묘사하는 것도 여전합니다. 게다가 소년만화로써는 드물게 절벽인 여주인공들도 마찬가지구요.
그러고 보니 사람 잔혹하게 죽이기라면 <베르세르크>의 미우라 켄타로, <무한의 주인>의 히로아키 사무라도 만만치는 않은데요. 이게 또 약간씩 느낌이 다른 것이 미우라 켄타로는 아무리 사람의 팔, 다리를 절단해도 감정이 배제된 텍스트라는 느낌이라면 히로아키 사무라는 뭔가 비틀린 구석이 있습니다. 확실히 기분나쁜, 순수한 '악'감정 같은 것이 묻어 있다고 할까나요. 아무튼 쫌 그렇습니다.
이 두사람에 비해서 타카하시 신은 좀 무심한 구석이 있지요. 아무리 잔혹하게 사람이 죽고, 꼭 살아주었으면하는 상황이라도 사람은 죽고, 아무리 노력해도 사람은 죽는 세상. "어쩔 수 없지"라고 말하는 듯한 무심함이 특징입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주인공의 육체를 괴롭힌다는 점은 히로아키 사무라나 타카하시 신이나 마찬가지이지만 타카하시 신의 경우에는 그림체의 귀여움 때문에 변태스러움은 좀 빠지고, 무심함+무감동+무이입이 한 숟가락씩 첨가 된다고 할까요. 그래서 보기는 편하지만 덮으면 좀 너무한 것 같은게 그의 만화입니다.
그리고, 지문이 좀 과하다는 것은 마지막 지적질!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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