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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의 눈으로 본 세계사 - 10점
타밈 안사리 지음, 류한원 옮김/뿌리와이파리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아부 바크르, 우마르, 우스만, 그리고 알리.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수니와 시아가 어떻게 다른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무슬림의 근대화는 어떤 모습으로 이루어졌는지.

혹시 아는 분이 계시다면 '우리'라고 불러서 죄송합니다.
그러나 저와 제 친구들이 배운 세계사는 문명의 탄생과 그 이후는 그리스와 로마를 거쳐 중세암흑시대, 르네상스, 계몽, 혁명과 민족국가의 부상, 제1, 2차 세계대전. 그리고 냉전이였습니다.
알렉산더와 로마 이후 세계에서 가장 큰 제국을 건설했던 무슬림들과 이슬람 세계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무지를 바탕으로 재스민 혁명을 바라보고 있지요.

<이슬람의 눈으로 본 세계사>는 어려운 역사서가 아닙니다. 초입부의 이슬람의 탄생과 칼리프조는 마치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듯이 편안하고 재미있는 역사이야기입니다.
중간세계(중동이라는 상대적인 명칭을 피하기 위한 저자의 작명)는 서구를 알 필요 없이 잘도 발전해 왔고, 나름의 삶이 켜켜히 쌓여있는 사람사는 세계입니다. 우리가 몰랐다고 해서 그곳에 사람이 살지 않았던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 책을 읽고보니 너무 잘 살아와서 문제가 되었다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살아 온 토대는 우리가... 아니 제가 익숙한 토대와는 완전히 다른 토대이고, 이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 그저 다른 것일뿐이라는 교훈 하나만은 확실하게 숙지하고 넘어갈 필요를 느낍니다.

5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요약해서 정리하는 일이 한순간에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결정적으로 제 능력 밖의 일입니다.
그저 격하게 추천할 수 밖에 없군요.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책인데, 아무래도 사야할 것 같습니다.
일회성으로 읽고 버리기에는 내용도 방대하고 배울 점도 많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