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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포칼립스 - 대니얼 H. 윌슨 지음, 안재권 옮김/문학수첩 |
한줄로 요약하자면 <터미네이터>의 심판의 날의 또 다른 버전. 입니다.
핵무기는 사용하지 않고, 기술은 사이버다인보다는 리얼하며, 지성은 조금 더 발달한 형태입니다.
내용 상, 아코스라는 인공지성이 전 세계의 컴퓨터를 장악하고 인류만을 멸망시키려 합니다.
물론 그리 호락호락한 인류는 아니죠.
영국에서 일본에서 미국에서 각기 다른 사람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서 저항합니다.
이 소설의 장점은 과거의 SF작가들이 상상한 로봇보다는 훨씬 실현 가능한 형태의 로봇들이 인류를 괴롭힌다는 점입니다.
예를들어서 스마트카들이 사람들을 치어 죽이고 다닌다든지 하는 내용은 어쩐지 수년내에 현실화 할 것 같아 섬뜩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뿐이라는 것이죠.
일단 상황자체가 신선하지 않은데다가 출몰하는 로봇 역시 이전의 그것들과 다른 기발함 같은 것은 없습니다. 인류를 꼭집어서 지구상에서 축출하려는 아코스의 속내를 알 수 없다는 점은 그렇다치더라도 로봇반란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속내 역시 알 수 없음은 치명적인 약점입니다. 사람들의 태도나 행동이 전형적인 영웅들이여서 어떤 고민도 어떤 사유도 불필요합니다.
그저 그들이 사람들을 죽이고 있으며 우리는 싸운다. 입니다.
이 사이에 갈등은 폭력이외에는 어떤 고민도 들어 있지 않습니다.
마치 꽤나 자세한 영화용 스크립트를 읽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아니나 다를까 헐리우드에서 영화화 한다는 내용도 있더군요.
원작이 워낙 맑아서 누가 만들든지 '의도'를 첨가하기에는 좋은 뼈대로 보입니다.
영화화하는 감독의 무운을 빌고요.
저는 고전 SF작가들의 위대함을 새삼 깨닫는 계기로나 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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