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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던의 아이들 -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최세민 옮김/기적의책 |
로버트 A. 하인라인의 조던의 아이들(원제: Orphans of Sky)는 흔히 세대우주선 SF의 원조로 불리우는 작품입니다.
그러나 사실 이 테마를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작품은 따로 있지요. 바로 돈 월콕스(Don Wilcos)가 <어메이징>1940년 10월호에 발표한 중편소설 <6백년 동안의 항해(The Voyage That Lasted 600 Yeard)>입니다.
원조가 따로 있다!!!!
라고 해서 <조던의 아이들>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멀쩡한 작품이 갑자기 재미없어지는 것도 아니니, 이 사실은 그저 참조 사항이라 적습니다.
그럼 <조던의 아이들>을 쪼끔만 살펴 볼까요.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주인공 휴 호일랜드는 머리 둘 달린 '뮤티' 조-짐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이 사실은 거대한 우주선이며 켄타우루스로 항해하던 도중 선상반란과 모종의 방사능 피폭으로 인해 문명이 퇴화한 상태라는 것을 알게됩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우주선의 원래목적을 복원하려하지요.
BUT, 그러나... 우주선의 권력자는 휴 호일랜드와 그의 동료들을 이용하려고만 했지 진짜 목적지를 향한 항해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청소년물로 기획된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문명의 퇴행과 권력에 의한 역사의 왜곡, 그리고 인간과 세계의 역동적인 상관관계가 리얼하게 그려집니다. 명불허전이지요.
다만 여성에 대한 묘사가 중2 수준입니다.
본래 <조던의 아이들>은 2편의 단편을 묶은 책으로 제1부에 해당하는 <우주>는 <어스타운딩 사이언스 픽션> 1942년 5월호에 실렸고, 제2부에 해당하는 <상식>은 같은 잡지의 1941년 10월호를 통해 발표되었습니다. 1963년에서야 처음으로 두편을 묶어서 지금의 제목으로 단행본 출간했습니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청소년용 모헌소설에 가깝습니다만 계열상으로는 '미래사'연작에 속하는 작품입니다.
작품의 배경인 항성간 거대우주선 뱅가드호는 <므두셀라의 아이들>에 등장하는 뉴프런티어스호의 프로토타입에 해당합니다.
그러니까 한국 제목의 '조던'은 바로 장수일족의 흑막 '조던재단' 바로 그곳이라는 얘기이지요.
본작품은 일부에서는 미래사시리즈의 가장 말기에 위치하는 스토리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뭐, 2119년 출항이후 얼마나 오랜시간이 흘렀는지 모르니까요.
그리고 책 중간에 언급하는 전설의 눈먼 음유시인 '시끄러운'라이슬링은 1947년에 발표한 <지구의 푸른 산(The Green Hills of Earth)>의 주인공이며, <조던의 아이들>의 이후에 뱅가드호가 어찌되었는지는 1973년에 발표한 장편<사랑하기에 충분한 시간(Time Enough for Love)>에 간략하게 언급되어 있답니다.
승무원은 자멸하고, 휴 호일랜드 일행은 무사히 정착했다네요.
이른바 세대우주선. 즉 각종 설비와 완벽한 생태계를 갖추고 여러 세대의 승무원을 태운 채 우주를 떠도는 대형 이민선이라는 개념은 여러 SF작품을 통해 소개된바 있습니다. 사실 그럴만도 한게... 광속을 넘을 수 없다는 현실의 벽을 인정할 때. 항성간 우주여행을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 중에 하나가 세대우주선이기 때문입니다.
클리쉐는 이런 세대우주선을 다룬 이야기의 대부분이 패쇄된 공간에서 여러 사람이 장기간 여행을 하다보면 발생하는 갈등과 그 갈등의 결과로 발생하는 다툼. 그리고 1세대 승무원들의 목적의식이 차세대로 이어지지 않고 단절되거나 심지어는 문명이 퇴화한다는 설정입니다.
예외가 있다면 디즈니-픽사의 장편애니 <월-E>에 등장하는 우주선입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우주선은 분명 세대우주선인데도 불구하고, 탑승객들이 운동부족의 비만이라는 점만 빼고는 거의 완벽하게 여러세대를 걸쳐 작동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매스미디어 덕분인 듯한데요. 미디어라는 과거의 SF작가들이 상상하지 못했던 강력한 세뇌도구의 등장으로 세대우주선조차도 관리 가능하다는 픽사의 비틀린 유머감각이 돋보이는 설정입니다.
자동의자에 앉혀 놓고 태어나면서부터 광고영상으로 길들이는 데다가 세대우주선의 목적은 인간이 아닌 컴퓨터가 관리하고 있는데 문명이 퇴화될 여지 없지요. 흐흐
본 작품은 한국에서는 일본의 어린이용 각색본을 중역하여 <아이디어회관 SF 세계명작 시리즈>와 <팬더SF걸작 시리즈>에서 <우주방랑도시>라는 제목으로 출간된바 있으며 금성출판사의 <주니어 공상과학 명작선 시리즈>에서 <방황하는 도시 우주선>이라는 제목으로도 발매된 바 있습니다. 완역이 이번이 처음이라네요.
즐감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좋은 식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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