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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수는 비일상입니다.


괴수 이야기는 비일상이 일상처럼 펼쳐지는 구라이거나, 일상이 일상적으로 그 괴물성을 드러내는 허구입니다. 그리고 대부분 괴수의 죽음으로 끝이나죠.


작가가 괴수를 안 죽이고 끝내겠다 결심하는 순간! 이야기의 결론은 미궁이 되어버리니까요.


여기 거대괴수로 이어진 6개의 미궁이 출간 되었습니다. 이름하여 '거대 괴수 앤솔로지'.


개미집(류호성) : 가장 괴수물 다운 괴수물입니다. 제목과 마무리에 개미집은 사족인 듯하고요.


할망의 귀환(전혜진) : 제주, 역사, 상처, 현재 그리고 신화가 어우러진 단편입니다.

                              말린다고 말려지는 신도 신기하지만 말린 사람은 더 신기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Who's Monster(SAE) : 누가 괴물이긴요. 니가 괴물이지요. 흔한 일상을 처음 보는 양 일일이 딴죽을

                               걸어 괴수로 만들고 폭력을 휘두르더니 소녀로 마무리 짓는 쾌거를

                               이룩합니다. 뭔가요?


별의 송곳니(박복숭아) : 파워드슈트를 입은 소녀 더하기 전투 파워드슈트를 입은 소녀입니다.

                                 덕덕합니다. 거창한 결말까지도 덕덕하군요.


괴수불감증(고용찬) : 울트라맨의 패러디인가 했더니 괴수진화론이였습니다. 귀여운 모습으로 진화한

                             괴수라니… 센스쟁이입니다.ㅎㅎ
                             주인공 페리오씨가 아니라 지구인의 시각으로이야기를 풀었어도 재미있었을
                             것 같습니다. 가정이지만


 

예수와 괴수(손지상) : 끝까지 냉정함을 유지했다면 최고의 작품이 되었을텐데

 

이상입니다.

그리고 총정리 메모.


장르 중의 장르. 괴수물에는 나름의 규칙이 있습니다. 작가라면 규칙을 넘어서고 싶겠죠. 당연합니다. 그런데 장르소설을 쓰며 규칙을 파괴하는 것이 '문단'의 폐해처럼 느껴지는건 왜죠? 개인의 실존적 외침과 리얼리즘은 문단 분들에게 맡기시고 우리는(?) 좀 놀아도 되지 않나…….요?

문단식 글쓰기가 탐이 난다면 인물이라도 상상할 수 있는 단서를 좀 더 주시든가요. 스토리텔링 사이로 빠져나가버린 캐릭터를 중2병으로 틀어 막는다고 의식있는 작가가 되는건 아니잖아요. 사실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 ^^)a

 

거대 괴수 앤솔로지 - 8점
고용찬 외 지음/에픽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