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A. 하인라인. 제1세대 그랜드마스터라는 별칭이 허명이 아닙니다. 시공사에서 나온 하인라인 판타지는 총 8편의 작품이 실려있습니다. , , , , , , , 이중 1940년 작품인 는 근래 유행한 어번 판타지를 하인라인풍으로 쓴 작품입니다. 어번 판타지의 증조할아버지랄까요. 발표 당시 제목은 ‘악마가 법률을 만든다’였다는데, 이 제목이라면 제목에 모든 것이 담겨 있는 셈입니다. 는 태서렉트로 설계된 집 이야기로 1941년 작품입니다. 옮긴이는 아시모프의 느낌이라지만 저는 리처드 매드슨을 연상했습니다. 은 유아론(唯我論)을 음모론적 관점으로 풀어 놓은 이야기로 한국SF 동인지에서 많이 보던 그 무엇입니다. 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월도이고요. 은 제가 읽은 하인라인의 소설 중에서 가장 특이한 ..
지구 중력의 700배.그러니까 지구에서 몸무게가 80kg인 사람이 메스클린(행성의 이름이다)에 가면 몸무게가 56ton이 된다는 얘기.생긴 것도 극단적이라 적도 지름 7만 7천km, 극 지름 3만 km로 찌그러진 팬케이크 모양이랍니다. 자전 주기는 18분. 이 정도면 그냥 '헬'이죠.뭐가 살 수 있겠습니까?그래도 뭐라도 살게하는게 SF 작가의 능력이고, 그렇게 해서 SF의 고전은 탄생하는 것이죠. 1951년 작품입니다. 이 시대의 하드SF 작품들이 대개 그러하듯 과학적으로 엄밀한 외계를 묘사하는게 많은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등장하는 사람들은 외계인이고, 지구인이고 할 것 없이 과학에 충실하고, 호기심 많으며 성실하고, 합리적입니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래서 믿고 있지 않습니다. 외계인이건, 지구인이..
400여 종족들의 모임인 콘클라베는 행정조직이 되어야 하고, 개척연맹에는 민주주의가 도입되어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평화의 시대입니다. 에서 처음 소개된 세계는 이제 변화의 시기를 맞았습니다. 만 해도 세상이 변했구나였는데, 존 스칼지는 이제 이 이야기를 끝내려나 봅니다. 평화의 시대는 그에게는 맞지 않는 옷인가 보죠. 출중한 능력과 빼어난 유머 감각을 지닌 인물들끼리의 서커스 같은 두뇌 싸움과 매끈한 결말이 자연스러운 세계에서 끝나도 끝나지 않은, 지루하고 애매한 협의의 세계는 '평화'라도, '평화'라서 작가에게는 부담일 것 같습니다. 아쉽네요. 마음의 생애 뇌 적출과 뇌와 기계의 직접결합입니다. 2권 후반에 쓰다 버린 도입부를 실었습니다. 비교하면 재미있습니다. 유명 작가의 습작을 엿보는 것은 어떤 ..
리얼리즘만이 대접받는 문학이라면 다른 세상을 꿈꿀 수 없습니다. 끊임없는 고발만이 있을 뿐이겠죠. 그렇습니다. '아작'이 내놓은 은 리얼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러나 어떤 고발보다도 아프게 고발하고, 어떤 대안보다도 자극적인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자신을 행성이라 생각한 여자_ 반다나 싱 여자는 정말 행성이 됩니다. 그 과정 내내 남편은 이웃들의 시선과 가족의 체면만을 걱정합니다. 배경은 인도입니다. 2. 늑대여자_ 수전 팰위크 여성 늑대인간이 남자 사람과 결혼합니다. 늑대의 1년은 사람의 7년이고, 남자보다 어렸던 여자는 순식간에 남자보다 나이가 많은 여자가 됩니다. 더 현명해진 것과는 상관없이 그녀는 버림받죠. 절묘하고 불편합니다. 3. 그들이 돌아온다 해도_ 조안나 러스 200년 전에, 그..
깊은 빡침. 찰스 스트로스의 의 정서는 깊은 빡침입니다. 하긴 그럴만도 하죠. 양자 단위까지 조작이 가능한 세계를 배경으로 영생과 자유를 누리던 탱크, 정말 말 그대로 탱크였던 남자가 20세기 후반에서 21세기 초반 언제쯤인가의 백인 사회에 속한 여자의 몸에 갇혀 버렸으니까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한심함과 저돌적인 불합리에 빡치고 빡치고 빡칩니다. 주인공 로빈/리브의 빡침이 생생하게 전해지더군요. 책날개에 있는 저자 찰스 스트로스의 사진을 보고 놀란 것은 여담이고요. 스타트렉의 전송장치를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한다면 의 세계가 만들어 질 것 같습니다. 웜홀 네트워크를 통해 인간을 전송할 수 있다는 것은 양자단위까지 인간을 분해하고 재조립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고, 재조립이 가능하다면 그냥 조립도 가능하..
네 돌아왔습니다. 줄거리는 유치 찬란하고, 대재난의 원인은 찌질합니다. 사건 전개는 느닷없고 결론은 빤하지요. 그래도 스타트렉이 돌아왔습니다. TOS부터 쌓아온 캐릭터들의 깨알 같은 개그들과 스팍을 보내는 올바른 자세. 과거에 대한 존중과 계승. 스타트렉은 그렇게 트래키 곁으로 돌아왔고, 여전히 미래에 대한 꿈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스타워즈도 좋아하지만 스타워즈가 지구의 미래라는 느낌은 안 들잖아요. 하지만 스타트렉의 모습은 인류의 미래라는 느낌이 강하고. 특히 이번 영화는 지난 2편 보다 더 그런 느낌이 나더군요. 슬루가 가족을 만나는 장면에서 '아~ 미래구나.' 싶더라고요. 사전 지식 없이 찾은 사람은 삼촌이라 오해하기도 했지만요. 그만큼 우리에게는 익숙지 않은 관계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
2012년 3호 이후 명맥이 끊겼던 SF&판타지 도서관의 무크지 미래경의 4호가 2016년 봄호라는 이름으로 나왔습니다. 생계가 아니라 좋아서 하는 일은 어떻게든 이어집니다. 휴간이 폐간인 문단과는 다른단 말입니다. 문단과는… ㅋㅋ 6편의 단편과 2편의 칼럼, 특집기사 1편, 에세이 1편, 5편의 도서 리뷰로 구성되어 있는 이번 미래경에서 가장 흥미 있었던 글은 아작 출판사의 마케터 이신우가 쓴 입니다. 'SF 전문'이라고 주장하는 순간부터 떠오르는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지라는 염려로 시작된 글은 '어쩌면' 조금 더 지속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으로 끝납니다. 그래요 우리에게는 북펀드가 있습니다. 조금만 더 버텨주세요. 우리가 추방된 세계_김창규 우리가 사는 세계는 어떤 실험을 위한 시뮬레이션이고, 연구 목표..
이 책은 절판된 책입니다. 아니, 작가가 절판시켰을 뿐 시중에는 재고가 남아 있어서 아직은 살 수 있는 책입니다. 그러나 사지 마세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말만 복직…쓰레기더미 사무실 발령 원본 위치 네, 그렇습니다. 출판 노동자 윤정기에 대한 지지의 뜻으로 '절판'한 책입니다. 다른 작가님들은 어떻게 사시는지 궁금하기는 합니다. 잘 살고 계시겠죠. 쿨하게… 권력과는 상관없는 듯 뭐 그건 그렇고요. 이 책은 굉장히 달달한 책입니다. 2억 광년의 우주를 횡단해 사랑을 찾아온 외계인이 등장하는 사랑이야기. 이상한 이야기이지만 '수박주스' 맛이 나는 소설입니다. 주인공 한아는 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해 저탄소 생활을 하는 의상 디자이너입니다. 홍대에서 리폼 의상실을 운영하고 있지요. 그런 한아에게 10년 된..
바벨이라는 제목에서 눈치채셨겠지만 '언어'에 관한 공상과학소설입니다. 언어의 구조나 사용하는 언어의 형식이 사용자의 사고를 지배한다는 설정을 끝까지 밀어붙이면 이렇게 되는군요. 바벨-17은 일종의 프로그램 언어입니다. 컴퓨터가 아니라 사람의 의식을 프로그래밍하는 언어이지요. 세뇌가 아니고 리프로그래밍입니다. ㅎㅎ 그리고 그 사실을 밝혀내는 여정이 소설의 내용이고요. 시인, 외모를 극단적으로 변형하는 미용성형, 신분 격차, 공간 단층, 다자간 결혼, 유체, 합법적인 자살과 부활, 영혼, 강화인간, 공간 잠수함, 뇌 통신기, 외계인이 등장합니다. 존 스칼지가 하인라인에게 빚을 지고 있는 줄 알았더니 새뮤얼 딜레이니에게도 꽤 많은 빚을 지고 있군요. 주목: 바벨-17에는 나(我)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나가 없..
르 귄과 하인라인을 사랑하는 소녀를 어떻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게다가 그녀는 사악한 마녀인 어머니의 음모를 저지하다가 쌍둥이 자매를 잃었으며, 자신도 불구의 몸이 된 영웅인데요. ㅎ 그렇습니다. 조 월튼의 장편소설 는 톨킨의 중간계 마법의 계보를 이어온 근대 영국 마법을 기초로 궁극에는 젤라즈니의 패턴을 깨닫게 되는 작은 마녀 모리의 입을 통해 온갖가지 20세기 SF소설의 평을 시도하고 있는 판타지 소설입니다. 그 때문에 당신이 20세기에 출간된 SF소설의 팬이 아니라면 살짝 우스꽝스러운 성장소설로 읽힐 수 있습니다. 저는. 그녀의 취향 대부분에 동의합니다. 르 귄과 하인라인은 너무 좋고요. C.S. 루이스는 평범하고, 톨킨은 위대합니다. 실마릴리온은 별로지만요. 젤라즈니는 멋있지만, 가끔 질..
현대문학에서 나온 세계문학 단편선 18 입니다. 레이 브래드버리는 도 좋지만, 사실 이라는 아름다운 책을 쓰기도 했지요. 제게 레이 브래드버리의 이미지는 어두운 갈색에서 노랑색 사이에 글을 쓰는 작가로 잡혀 있습니다. 총 32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고요. 게중에는 다른 단편집이나 장편으로 묶여 나온 작품도 있어서 이미 읽어 본 글도 좀 있었습니다. 하지만 뭐 어떻습니까. 그런거죠. 로켓과 꿈, 고됨. 그리고 지난간 희망. 그래도 희망은 희망이고, 등대를 찾아 구애하는 괴물과 가짜 로켓을 타고 다녀온 진짜 화성여행. 여름이 들어 있는 테니스화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ㅎ 레이 브래드버리 -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현대문학
조화의 지혜로 현명현명한 여인들의 이상적인 공동체가 아니라 남자의 폭력성이 더 극명하게 여자들이 처한 현실을 드러냅니다. 게다가 더 나쁜것은 그 남자들이 그리 나쁜사람이 아니라는거죠. 그래서 남자들도 구조의 피해자라고요? 하하 그렇게 염치 없지는 않습니다. 체체파리의비법 우주 부동산업자의 생물학적구제법 때문에 인류는 폭망합니다. 지구는 좋은 땅입니다. 인류를 폭망으로 이끄는 약한 고리는 남성의 성적 폭력성이고요. 원죄 같은겁니다. 접속된 소녀 예전에 판타스틱이라는 SF잡지에서 읽은 적이 있는 단편입니다. 그때는 사이버 로맨스물이였는데, 지금은 좀 다르게 읽혔습니다. 멋진 신세계이더군요. 특히 유사경험을 기반으로한 미래세계의 광고는 대단했습니다. SNS 발전 덕분에 작가의 탁월함을 느끼게 되는군요. 인간은..
사이파이의 세계가 전하는 공포, 스릴러 그리고 경이의 순간과 반전의 미학! 당신이 생각하는 단편의 매력과 그 이상의 즐거움이 기다린다!! 라고 책표지에 박아 넣다니… 몸서리쳐지게 촌스럽습니다. 그래도 책이 내용이지 표지인가요?(가끔 표지보고 사기도 합니다만) 한국의 장르작가 8명의 단편 8편과 일본작가의 단편 한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조커가 사는 집-김상현 표제작입니다. 그런데 주인공이 취향이 좀 '고증실패' 같은 느낌입니다. 설정된 나이에 비해 너무 오래되었거나, 혹은 연습생 팬질하지 않고는 몰랐을 아이돌 이름들이 등장합니다. 옥상으로 가는 길-황태환 좀비물입니다. 사건의 재구성-이재인 추리물이여야 할텐데… 그냥 가상현실 소개 장군은 울지 않는다-백상준 ㅋㅋㅋ 근엄한 표정으로 쪼잔하게 쪼인트를 까는 ..
정치는 여자에게 맡기고, 의례화된 노래로 물리적인 폭력을 대신하는 인간사회를 지구인이 망칩니다. 헤인우주에 지구인이 등장하다니 웬일? 했더니 바로 구토를 유발하는군요. 지구인의 욕망은 더럽게 편협하고, 노골적으로 충실합니다. 지구인은 해충입니다. 해충은 배제되어야 하고, 배제는 폭력을 부릅니다. 그리고 폭력은 살인을 잉태하지요. 한 번한 살인은 결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살인에 합당한 이유는 존재하지 않는데도 말이죠. ㅜㅜ 참, 설정된 배경이 존 스칼지의 '작은 친구들의 행성'을 연상시킵니다. 숲, 털북숭이 원주민, 개발업자 등등. 하지만 진행은 완전히 다르군요. 살만한 시대의 SF는 디스토피아가 평범한 비전일 수 있지만 지금은 아무래도 긍정이 필요한 시대이니까요. 1970년대는 분명 살만한 시대..
지구를 정복하러 온 외계 부동산 개발 회사의 부장님은 단신부임하면서 촉수괴물을 가지고 오셨습니다. 지구를 지키는 5명의 마법소녀는 촉수괴물에 약합니다. 책의 크기는 '문고판' 표절과 문화권력, 출판의 미래, 울분, 분석과 전망, 마케팅, 현금흐름, 서점의 역활 등등에 고민하는 동안 '할말있는 중생'과 '읽을거리가 필요한 잉여'는 이렇게 책을 만들고, 유통하고 읽고, 버립니다. 출판의 희망이 아니라 다른겁니다. 그러고 보니 한국 만화 시장을 살려낸 것은 기존의 만화 출판업계가 아니라 다른 토양에서 자란 기술자와 이야기 소비자, 그리고 이야기 그림꾼들이었군요. 그런겁니다. 출판업계 여러분 힘내세요. 황혼입니다. 단신부임 부장님은 촉수 괴물을 기른다 - 카라차 지음/에픽로그
보기드문 중국 SF소설입니다. 그러나 띄지에 쓰여 있는 것처럼 2015년 휴고상 수상작이라면 이건 보기드문 정도가 아니라 놀라운 중국SF인겁니다. 소설 삼체는 중국판 세티 프로그램인 '홍안'을 배경으로 문화대혁명, 인간 혐오, 그리고 삼체 세계를 이야기의 축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 중 삼체 세계는 3개의 태양이 서로 공존하는 카오스로 외계이며 침략자입니다. 앞으로 이야기는 지구와 외계인의 생존 전쟁이 되겠지요. 삼체는 작가 류츠신의 '지구의 과거'연작의 1부인 것입니다. 2, 3부는 어찌될지 모르겠군요. 아무튼 서양의 SF가 미니멀(?)해지고, 한국의 SF는 현실이라는 이름으로 일상의 모서리로 구겨들어갈 때. 중국은 이런게 처음이라는 듯. 아무 것도 모르고 있다는 듯. 우주와 인간, 존재와 도덕, 그리고..
필립 K. 딕의 파편들은 다양하고 모호한, 흥미와 권태 사이의 거리를 측정하기 위한 단어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여기에 실린 20편의 단편들은 PKD가 우리에게 상상하도록 만든 여러 이미지들의 원류이자, '현대적인'이라고 불리는 것들의 꾸러미입니다. 위브는 그 너머에 머문다. 신체를 강탈할 수 있는 외계인 등장. 수호자 부도덕한 인간을 보호하며 지구를 재생하고 있는 선량한 로봇문명에 대한 이야기. 후일 이라는 장편의 기초가 되었다는데, 확인하지 못했음. 두 번째 변종 영화 의 원전이며, PKD가 쓴 단편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 아닐까 함. 대부분의 PKD원작의 영화들이 PKD완 무관한 그들의 작품인데 비해서 는 비교적 충실했던 것으로 기억. 콜로니 인간을 적대시하는 사물. 페이첵 이것도 영화로 만들어졌었..
어느새- 꾸준히 토성맨션은 출간되고 있었습니다. 세미콜론, 감사합니다. 뭐든 시리즈물을 완결까지 내주는 출판사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충분히... 그건 그렇고, 토성맨션의 미덕은 일상입니다. 헬조선에 살아도 우리의 생활은 언제나 성실하듯이 궤도링에 살아도 사람들은 언제나처럼 꾸준하게 성실합니다. 어떤 극적인 사건도 결국은 일상으로 이어지고, 사회 시스템의 구심력은 "그후로도 오랫동안"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인생이란 게임오버 이후에도 이어지는 법이니까요. 그래도 살아지는게 사람이고요. ㅎ 토상맨션 최대의 사건인 지상강하 후 링으로의 복귀 방법은 이런쪽 장르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반전이라면 반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맥 빠져하는 사람들이 더 많겠지요. 스포일링은 여기까지 입니다만 토성맨션을 읽은 분이시라면 그..
마일즈의 나이 30살. 그레고르 황제는 약혼을, 사이먼 아저씨는 은퇴를 합니다. 약혼과 은퇴라… 그래요 이제 세대가 바뀝니다. 전작인 의 마무리이기도 하고요. 죽음으로 통합된 2개의 영혼 중 어떤쪽이 마일즈인지는 확실합니다. 덕분에 엘리 퀸을 떠나보내지만 그게 인생이죠. 성장한다는 것은 성장한다는 겁니다. 그점에 있어서 부졸드 여사의 보르코시건 시리즈는 가볍지만 자신있게, 조심스럽지만 확실하게 성장이란 무엇인지를 보여줍니다. 좋은 소설이에요. 르귄여사의 좀 젠채하는 우아함도 좋지만 아이에게 권하기는 보르코시건 시리즈가 더 좋겠습니다. 아~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 시리즈. 마일즈 보르코시건 : 메모리 -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 지음, 이지연 옮김/씨앗을뿌리는사람
김보영 작가는 참 재미있는 사람입니다. 책을 사면 부록으로 피망과 아삭이를 팔더니, 이번엔 프로포즈용 SF소설이랍니다. 게다가 이게 실화라는군요. 정말로 이 소설을 낭독하는 것으로 프로포즈를 한 사람이 있답니다. ㅎㅎㅎ 프로포즈를 위해 작가에게 소설을 의뢰하다니 이분 진짜 멋진 분입니다. 아무튼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한국SF소설의 새로운 성과입니다. 미쿡과 일본의 흉내도 아니고, 한국적이라는 것에 대한 강박도 없고, 덕덕한 오마쥬도, 마이너의 자부심과 자의식도 없이 온전히, 순수하게, 소설입니다. 드문 성과죠. 심히 보기에 아름답습니다. 우라시마효과를 배경으로 남자는 떠돌며 여자를 기다리고, 여자는 정주하며 남자를 기다립니다. 하루에 하루씩, 한달에 한달씩, 한해에 한살씩 서로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되어..
2014년 4월16일. 초인을 꿈꿨습니다. 빛의 속도로 날아가 배를 번쩍 들어 올리면 배에 찼던 물이 막 떨어지며 물보라가 일었겠지요. 요란한 쇠찌그러지는 소리도 그때는 참 아름답게 들렸을 것입니다. 그래요. 때론 초인을 꿈꿉니다. 다른 사람도 그렇겠지요. 한국의 장르소설 작가 9명이 초인이라는 주제로 9편의 단편을 쓰고 묶었습니다. 개중에는 장편의 일부분이거나 프로토타입인 것도 있고, 주문배수도 있습니다. 질문과 농담, 풍자와 헛발질이 난무하는 9편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진산-존재의 비용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르며 가격은 가치에 비례합니다. 큰힘에는 큰댓가라 따르는 법이죠. 대차대조표를 맞춘건 사기 같지만 영웅의 삶과 영웅의 힘을 교환한 것은 재미있는 질문이였습니다. dcdc-월간영웅홍양전 이 ..
이영도 작가의 단편 모음집입니다. 여기저기 이때저때 발표되었던 단편들을 전자책으로 모아 놓았습니다. 전자책 only이고, 가격은 매력적인 4,500원. 그래도 TTS(텍스트음성변환) 기능까지 갖춘 제대로 된 전자책입니다. 괜츈한 시도죠. 무리해서 좌절하는 것보다는 합리적으로 출간하는 것이 독자로써도 반갑습니다. 수록된 단편들은 대부분은 이미 읽어본 작품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다시 읽으니 이 또한 새롭더군요. 생각과 형편이 바뀌니 같은 글에서도 흥미의 포인트가 바뀝니다. 이것 또한 나이 먹음과는 관계 없는 '책읽기'의 고유 속성이겠죠. 아무튼. 총 6편의 작품 제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카이와판돔의 번역에 관하여 -구세주가 된 로봇에 대하여 -별뜨기에 관하여 -복수의 어머니에 관하여 -순간이동의 의미..
마일즈가 돌아왔습니다. 2014년 연말, 박스세트를 팔길래 '아~ 이제 끝이로구나."했었습니다. 시리즈물의 끝은 박스세트이다 보니 결국 전권 출간은 물 건너갔나 생각했죠. 매출이 안 나오면 어쩔 수 없죠. 뭐, 그런 심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와우~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 중에서도 중요한 터닝 포인트인 가 출간되었군요. 기쁜 일입니다. ^^ 마일즈 최대의 위기 캐릭터 서커스에서 스페이스 오페라가 성취할 수 있는 최대치를 노리고 질주합니다. 읽는 내내 뒤가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제가 좀 소심해서 조마조마한 걸 잘 참지 못하거든요. 주인공은 무탈하여질게 뻔한데도 페이지를 넘겨 확인해 보고 싶은 충동이 불끈뿔끈입니다. 마일즈가 총에 맞거든요. 주인공이 죽을 일이야 없겠지 싶은 대목에서 마일즈의 냉동된 ..
1963년 휴고상 최우수 장편상 수상작입니다. 첫인상은 '비명을 찾아서'입니다. 루즈벨트가 암살당하고, 독일과 일본이 승리한 대체역사소설이죠. 주역을 축으로 네명의 인연이 얽힙니다. 그리고 '메뚜기는 무겁게 짓누른다'는 소설이 있죠. 가상 소설 속 가상 소설인 셈인데요. 이 소설이 재미있는 게 이 소설의 내용이 미국이 승리한 우리가 현실이라고 부르는 세상이라는 겁니다.ㅎ 소설 속에서 현실은 가상이되고 가상은 현실이 됩니다. 그리고 어떤 소설보다도 멋지게 그걸 깨닫게 되죠. 베르베르의 '신'은 말할 것도 없고, 스칼지가 '레드 셔츠'에서 보여줬던 서커스 정도는 가볍게 찜쪄먹는군요. 자기 이름이 걸린 상이 존재하는 작가에게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만일 그의 작품이 순수문학이라..
모든 평행우주는 양자적이다. 캬하~ 뭔 소리인 줄은 모르겠지만 멋져 보이지 안씁니까? 이거 이 책 읽고 제가 떠올린 말입니다. ㅎㅎ '헤밍웨이 위조사건'이라는 멋진 제목을 단 이 책의 저자는 조 홀드먼입니다. '영원한 전쟁'이라고 SF세계의 전쟁묘사과 일반세계의 반전문학 쪽으로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작가시죠. 이번에 읽은 '헤밍웨이 위조사건'은 조 홀드먼이 1990년에 발표한 작품으로 헤밍웨이의 잃어버린 초기작품을 위조하려는 영문학 교수 존 베어드와 그 일로 큰돈을 벌어 보려는 사기꾼, 그리고 교수의 아내가 벌이는 병신게임과 헤밍웨이의 위작이 세상에 발표되었을 때 발생하는 '우주적 교란'을 막기위해 개입하는 시공간 초월체의 고군분투가 어우러지는 스릴러풍의 경쾌한 SF입니다. 여기서 우주적 교란이란 인류멸망..
53년에 나온 작품입니다. 원폭이라는 감당키 어려운 물질적인 폭력수단과 공산주의 국가라는 사회적 실험 앞에 서있는 인류란 '기관총을 든 6살 꼬마' 같은 심정이였겠지요. 그점을 상기하지 않는다면 이 무슨 유치한 대체역사소설인가 할지도 모릅니다. 이 소설이 발표될 당시에는 이 소설이 나올만한 사정이 있었던 겁니다. 확실하게. 아무튼 53년. 식자들은 이제 더이상 어린애 같은 짓을 하다가는 공멸한다는 의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몰랐죠. 아서 C. 클라크는 외계인이 나타나서 더 높은 경지로 진화시켜주기를 바랬습니다. 그 내용은 고스란히 소설에 담겨 있고요. 이 주제는 오딧세이 시리즈와 라마 시리즈에서도 계속 반복되는데요. 멋있기는 오딧세이쪽이 멋있습니다. 그러나 성취는 르 귄여사의 ..
존 스칼지가 또 왔습니다. 현역 SF 작가의 작품이 이렇게 재깍재깍 출간되는 것을 보면 인기작가인가 봅니다. 뭐 결국 재미있다는 것이죠. 네 재미있습니다. 언제나처럼 이번에도 존 스칼지는 제법 근본적인 질문을 깔고 의뭉스럽게 액션활극을 펼칩니다. 다만 이전과 다른 점은 지난 소설들에서 철학적 질문이 스님이 주문한 냉면의 면발 밑에 깔린 편육이라면 이번 소설의 질문은 육개장의 고사리 급에 해당하는 중요한 구성요소입니다. 똑똑한 피가 흐르는 우주 땅개들의 영혼 문제는 눙치고 넘어가도 스토리 전개에 아무 문제 없지만 레드 셔츠의 운명은 그들의 셔츠 색깔만큼이나 강렬해서 임멜만 턴을 해도 피하기 어려워 보이는군요. 하긴 인생이라는 무대의 각본가가 나냐, 너냐의 문제를 향해 질문을 던져 놓고 피해가기란 임멜만 턴..
우주의 개척자 -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안태민 옮김/불새 불새출판사의 과학소설걸작선의 첫번째 책은 로버트 A. 하인라인의'달을판 사나이'이더니, 일곱번째이자 1기의 마지막권도 로버트 A. 하인라인이로군요. 취향이 맞는 출판사 사장님이 있다는 것은 행운이라는 점을 새삼 느끼게 되는 순간입니다. ㅎ 아무튼 하인라인의 51년 레트로 휴고상 수상작인'우주의 개척자'는 성장소설이자, 하드SF입니다. 젊은시절의 하인라인 작품에서 느껴지는 청소년 교양소설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낙천적인 이야기로, 목성의 위성인 가니메데로 개척 이민을 떠난 보이스카웃 빌이 주인공입니다. 빌의 아버지는 어쩐지 제 생각만하는 이기주의자같지만 알고 보면 속이 깊고, 능력있는 남자지만 결국은 제 본위로 행동하는 평범한 부모이고요. (좋..
민들레 소녀 - 로버트 F. 영 지음, 조현진 옮김/리젬 시간여행은 언제나 매력적인 소재입니다. 아마도 살면 살수록 되돌리고 싶은게 많아지기 때문이겠죠. 그러나 가끔은 되돌리는 이야기가 아니라 시작하는 이야기일 때가 있습니다. 로버트 F. 영의 단편 '민들레 소녀'가 바로 그런 이야기죠. 그것도 보통 시작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사랑을 시작하는 이야기입니다. 시간여행자의 사랑이야기라면 우선 떠오르는 책이 '시간여행자의 아내'입니다. 민들레 소녀의 놀라운 점은 1,000쪽 시간여행자의 아내 이상의 애틋함을 20쪽으로 구현해 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놀랍죠? 네, 놀랍습니다. 그리고, 짐작컨대 이 놀라운 결과의 원인은 단 한문장 때문인듯합니다. "그제는 토끼를 보았어요. 어제는 사슴, 오늘은 당신을." .... ..
달을 판 사나이 -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안태민 옮김/불새 불새 과학소설 걸작선. 입니다. 로버트 하인라인의 단편을 묶은 책이죠. 특히 '미래사'관련 단편을 모은 책입니다. 책의 순서는 "빛이여 있으라", 도로는 굴러가야만 한다, 달을 판 사나이, 위령곡, 생명선, 폭발의 순서로 실려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 순으로 배열하면 ① 생명선 ②"빛이여 있으라." ③ 도로는 굴러가야만 한다 ④ 폭발 ⑤ 달을 판 사나이 ⑥ 위령곡 입니다. 이 순서대로 읽는게 더 편하고요. 가상의 연표를 미리 설정해 놓고 단편연작을 진행한 프로젝트라 앞선 사건의 결과들이 다음 단편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쪼금만 신경써서 시간순으로 편집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게다가 오자도 좀 있고, 번역도 매끄럽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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