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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영 작가는 재미있는 사람입니다. 책을 사면 부록으로 피망과 아삭이를 팔더니, 이번엔 프로포즈용 SF소설이랍니다. 게다가 이게 실화라는군요. 정말로 소설을 낭독하는 것으로 프로포즈를 사람이 있답니다. ㅎㅎㅎ

프로포즈를 위해 작가에게 소설을 의뢰하다니 이분 진짜 멋진 분입니다.

 

아무튼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한국SF소설의 새로운 성과입니다.

미쿡과 일본의 흉내도 아니고, 한국적이라는 것에 대한 강박도 없고, 덕덕한 오마쥬도, 마이너의 자부심과 자의식도 없이 온전히, 순수하게, 소설입니다.

드문 성과죠.

심히 보기에 아름답습니다.

 

우라시마효과를 배경으로 남자는 떠돌며 여자를 기다리고, 여자는 정주하며 남자를 기다립니다. 하루에 하루씩, 한달에 한달씩, 한해에 한살씩 서로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되어가는 . 부부가 되어가는 과정을 결혼도 하기 전에 겪습니다. 우주적으로요. 하긴 최소 20 이상을 살아 왔던 세상과 결별하고 다른 세상으로 들어가는 일인데 '결혼이란 우주적인 사건'임에 틀림 없습니다. 여기서 출산이라는 스타게이트를 넘으면 진짜 완전 퍼펙트하게 다른 우주에서 살게 되지만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어디까지나 프로포즈용 소설입니다. __

 

그냥 수많은 세월, 억겁의 시간을 겹쳐 만난 인연의 소중함이라도 잊지 맙시다. 사랑에 유통기한이 있다면 만년이라지 않습니까.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 10점
김보영 지음/기적의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