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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목록

장정일의 공부

imuky 2007. 1. 2. 16:09
서가를 살펴보니 장정일의 독서일기가 2권 있다.

그 중 하나가 94년에 나온 1권이고 또 하나가 95년에 나온 2권인데, 친절하게도 2권에는 96년 3월 5일에 읽기 시작해서 3월 10일에 마쳤다는 메모까지 남겨 있다.

남이 책 읽는거 자랑하는게 뭐 재미있겠냐 마는 그래도 다른 사람이 어떤 책을 읽고 어떤 감상을 남겼는지가 무척 궁금하고 인상적이였었나 보다.

언제 읽었는지 메모까지 남길 걸 보면...

아무튼, 이번 기회에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그간 장정일은 이런 책을 2004년까지 6권이나 냈었다.

매년 1권씩 독서일기를 내보겠다는 약속을 지킨 셈이다. 장정일은.

오호~ 대단하지 않은가? 그만한 책을 꾸준히 읽은 것도, 독후감을 써온 것도(물론 원고료가 달려있는 문제겠지만), 그리고 그 글이 이리 꾸준히 출판 되어 왔다는 것도 모두 말이다.

어느 정도 알려진 문인인 장정일이라는 이름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지만, 시셈에 앞서서 대단한 건 대단한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데 올해에는 아니 작년이구나...-,.-a

독서일기가 아니라 제목이 공부다.

게다가 장정일의 인문학 부할 프로젝트라는 거창한 부제까지 달고 있다.

허허 이게 왠일인가? 시인, 소설가 장정일이 사회에 눈을 떴다.

책을 읽어가다가 만나는 당연한 길인가?

그냥 그렇게 퉁치고 넘어가기에는 좀 아쉽다.

말 그대로 세상 공부 보다는 그냥 노무현 탓으로 돌리면 편하게 욕도 좀하고, 속도 후련해 지는 세태다 보니 이런 글 모음이라도 널리 읽혀서 독서욕을 좀 자극했으면 하는게 작지만 큰 소망이랄까....

참고 삼아 장정일이 읽고 남긴 책들의 제목을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당신들의 대한민국><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다>-장정일은 쉽다는데 나는 잘 안 읽히던 박노자 교수의 글이다.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이덕일, 누가 광해군을 노무현과 비교하는가? 칭찬인지도 모르고 말이지...흐흐.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다치바나 다카시

<문학과 사회학>-에스카르피

<통섭>-에드워드 윌슨

<역사를 위한 변명><이상한 패배:1940년의 증언>-마르크 블로흐

<난세를 평정하는 중국 통치학>-이종오

<한국의 근대성, 기원을 찾아서:민족, 섹슈얼리티,병리학>-고미숙

<봄>-시마자키 도손

<배틀로열>-타카미 코슌

<모차르트>-알로이스 그라이터,<모차르트>-노베르트 엘리아스,<모차르트:혁명의 서곡>-폴 맥가,<모차르트 평전>-필립 솔레르스, 모차르트는 혁명가였나?

<미국의 좌파와 우파>-이주영,<마이너리티의 역사 혹은 자유의 여신상>-손영호,<두 얼굴을 가진 하나님:성서로 보는 미국의 노예제>-김형인,<MD미사일 방어체제>-정욱식,(반미>-김진웅

<제국의 몰락>-엠마뉘엘 토드

<게르만 신화, 바그너, 히틀러>-안인희,<나치 시대의 일상사>-데틀레프 포이게르트,<히틀러으 뜻대로:히틀러의 조력자들>-귀도 크놉,<바이마르 공화국의 역사>-오인석,<나치의 자식들>-슈테판 레버르트

<식민지의 회색지대>-윤해동

<고대 이스라엘의 발명>-키스 W 휘틀럼

<거꾸로 읽는 세계사>-유시민

<중국이 만든 유럽의 근대>-주겸지

<화려한 군주>-다카시 후지타니

<조봉암 연구>-박태균

<하이데거와 나치즘>-박찬국

<촘스키 9.11><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권력과 테러>-촘스키 대담집

<대통령들의 초상>-이병주

<엘리자베스와 에섹스>-리튼 스트래치

<조봉암과 1950년대>-서중석

<대중독재>-임지현, 김용우

과문한 탓에 지금 이자리에서 장정일의 생각에 하나하나 토를 달지는 못하지만 이 책의 성격상 딴지 걸라고 만든게 아니라 딴지 걸고 싶으면 책 읽고 덤비라고 만든 책이기에 장정일의 서지 목록만 만들어 보았다(이것도 완전한 것은 아니다. 몇권인가 빼먹은 것은 순전히 게으름 때문이다)

읽고 싶은 책도 있고,  별 관심 없는 것도 있지만, 읽은 것도 잊어버리는 요즘의 내 상태를 단순히 나이탓으로 돌리기에는 양심에 가책이 와서 뭐라도 해야 겠다는 생각이 넘실댄다.

작심삼일이면 뭐 어때!

도망갈 때는 잽싸게...그러나 잊지만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