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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코시건 5 : 마일즈의 유혹 - 10점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 지음, 김창규 옮김/씨앗을뿌리는사람

 

마일즈의 모험의 이번 무대는 바라야의 적이자 로이스 우주의 가장 강력한 제국인 세타간다입니다.
8개의 행성으로 이루어진 제국은 호트와 겜 귀족에 의해 지배되고 있습니다. 이게 단순히 성골, 진골이면 좋겠는데. 아니더군요. 우선 겜은 전투와 행정을 담당하는 귀족이고, 이 겜 귀족들에 의해 호트들이 떠받들어집니다. 그리고 호트들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겜을 생산해 내고요. 사실 엄밀하게 생산이라고 하기에는 좀 거시기 합니다만, 호트 여자들이 관리하는 '별 보호소'라는 곳이 모든 게놈정보를 쥐고있고, 이를 통해 사회를 재생산해 내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아무튼 이번에도 마일즈의 모험은 여전히 우연처럼 시작되지만 과정은 정치적이고, 결말은 공작적입니다.
르귄의 헤인 우주가 생물학적으로 신비하고, 철학적으로 무게를 가지고 있다면, 하인라인의 우주는 몇세기가 지나도 60년대 미국 같지요. 어떠 사회에서도 개인주의자인 하인라인은 마치 브루스 윌리스를 보는 것 처럼 어떤 역할에도 자신을 드러냅니다. 르귄은 다르죠. 깊이가 생겨 버립니다. 사회에도 사람에게도...
이 둘에 비해서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의 우주는 정치적입니다. 스타트랙만큼 정치적이죠.
 
캐릭터 소설로 시작한 보르코시건 사가가 사회정치적으로 성숙(?)된 사회에 대한 시뮬레이션이 되어가는 과정이 재미있습니다. 대부분의 라이트노벨서 보이는 익숙함 만큼의 식상함이라는 캐릭터 소설의 한계를 넘어서서 이름값을 얻은 것이 우연은 아닌것이죠.
 
그런데, 한가지 궁금한 것!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은 장편만 내는건가요? 중편들은 어찌되는지 궁금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