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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슨 스콧 카드의 엔더의 게임이 단편소설이라는 형태로 세상에 선을 보인 것이 1977년. 그리고 지금의 형태인 장편으로 개작된게 1985년입니다. 설정이 촌스러운 것은 시대의 변화 때문이지 작가의 능력 문제는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아니, 설정이 촌스러운 것도 아닙니다. 단지 흔해졌다는 것이고, 엔더의 게임이 그 흔한 설정의 원조라는 사실은 명예이지 흠은 아니겠죠.
 
2008년에 쓴 독후감에는 엔더의 게임을 라이트 노벨로 분류해 놓았더군요.
 
그리고, 그 정도 기억으로 영화 '엔더스 게임'을 보았습니다.
놀라운 캐스팅에 반비례하는 심심한 전개로 이미 흥행에 참패한 영화이지요.
이외로 재미있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아마도 그 이유는 기대치가 낮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럼 제가 기대치가 높았냐면.... 그건 또 아니지요. 그냥 그럭저럭 이런것도 영화화 되었구나 정도의 가벼운 기대. 그 정도였습니다. 딱 그 정도에서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 무중력 훈련장의 재현은 훌륭합니다.
- 소설의 훌륭한 재현인 만큼 7~80년대 분위기가 물씬한 훈련장입니다.
- 훈련장의 재현은 훌륭한데, 훈련의 재현은 영 아닙니다.
- 경쟁의 압박도, 기발한 전략도, 승리의 통쾌함도 없습니다.
- 영화는 원작 소설의 삽화를 만드는게 아니라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 제가 아니라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얻으면 더 좋을 교훈입니다.
 
원작을 읽지 않은 동거인은 같이 보면서 후반부 반전에 나름 놀라워 했습니다. 결국 영화의 참패는 원작이 아니라 영화 감독의 책임입니다. 다시 엔더의 게임이 영화화 될 일은 없을 것 같은데, 그것도 그의 책임이겠지요.
 
엔더스 게임의 원작은 단권이 아닙니다. 85년부터 지금까지 15편의 장편으로 이어져오는 기나긴 시리즈의 첫권이지요. 이 중 '엔더의 게임'과 그 다음편인 '죽은자의 대변인'은 네뷸러상과 휴고상을 동시 수상하였습니다. 참고로 이거 꽤 대단한 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부터 2001년 사이에 시공사에서 엔더 위긴 시리즈 4권을 발매 했습니다. 엔더의 게임, 사자의 대변인, 제노사이드, 엔더의 아이들인데요. 현재는 절판 상태입니다. 이후 2008년에 루비박스에서 엔더의 게임이 재출간 되었으며, 어쩐 이유인지 2010년에 중간을 건너 뛰고 시리즈 9권인 엔더의 그림자가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되었습니다. 그리고 영화 개봉을 계기로 2008년 루비박스판이 포장을 달리해서 2013년에 다시 나와 시중에 깔렸습니다.
 


 

엔더스 게임
  • 감독 : 개빈 후드
  • 지금 이기지 못하면 영원히 승리할 수 없다!

    외계 종족 ‘포믹’의 공격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뒤 우주함대를.. 더보기

 

 

 


추가 - 무중력 전투 훈련 중 엔더의 팀이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적을 섬멸해야하는 전투가 아니라 주어진 조건을 클리어하면 

         승리하는 게임으로 받아 들였기 때문입니다. 해병대의 뇌가 아니라 게임뇌였기 때문에 가능한 승리라는 점을 

         어디에선가는 관객들이 알아 볼 수 있도록 부각시켰어야하지 않을까라는게 영화 엔더스 게임의 가장 안타까운 점입니다.


         현대의 드론전쟁과도 연결 시킬 수 있는 질문을 끝내 하지 않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