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장정일의 독서일기가 세상에 나왔을 때. 그 책은 장정일의 독후감 모음이였습니다. 읽은 책들에 대한 감상과 생각, 그리고 약간의 사족이 붙어있는 독서일기는 장정일의 독서량에 대한 질림과 질시를 느끼게 하는것과 동시에 장정일이 읽은 책에 대한 호기심도 같이 선사했었더랬습니다.
그후 장정일의 독서는 작가의 주요활동이 되었고, 그 활동의 결과는 공부라는 제목을 거쳐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이 되었지요.
책 제목이 바뀌면서 형식도 변화합니다. 일기라는 제목에 어울리게 읽은 날자와 함께 제시되던 장정일의 서지 목록은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이 되면서 주제에 따라 책을 묶어 소개하는 형식이 되었지요. 그리고 이번 3권에서는 사회적 이슈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날짜, 이슈에 어울리는 책이 소개되는 절충형이 되었습니다. 일기라는 형식을 유지하면서 주제별로 책을 소개하기 위한 방편이겠지요. 뭐 그렇습니다. 요약하자면 사회적 이슈가 있고, 책이 있고, 장정일의 주장이 있습니다.
더 이상 작가의 독후감 모음이 아니라 저널에 실린 칼럼 모음집이 된것이지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모은 560쪽에 달하는 장정일의 주장은 경청할만 합니다. 다만 더 이상 텍스트 뒤에 숨지 않는 목소리는 모던의 포스트가 아니라 근대로 돌아간 계몽의 목소리로 들립니다. 주장은 시급하고, 결론은 확고합니다. 안타깝게도 소개한 책을 읽고 싶다는 호기심이 스며나올만한 틈새는 더 이상 없습니다.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을 통해 다른 책을 만나고, 다른 저자를 소개 받고 그들을 만나러 가는 출발점이 되는것이 아니라 장정일만을 만나고 온 기분입니다.
시대 탓일까요? 아니면 장정일이 변한 것일까요?
그것도 아니라면 제가 건방져진 것일까요?
20년 세월의 변화는 확연한데, 호불호는 알 수 없습니다.
덧붙입니다.
접어 놓은 아래에 이번 책의 목차를 옮겨 놓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문학 작품'은 없습니다. 많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장정일의 독서일기를 엮으며
2011년 독서일기 7월 22일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7월 27일 『암살이라는 스캔들』 8월 9일 『자기계발의 덫』 8월 24일 『내셔널 아이덴티티와 젠더』 8월 25일 『돈 한 푼 안 쓰고 1년 살기』 9월 14일 『최남선 평전』 9월 21일 『이광수와 그의 시대』 9월 22일 『망국의 역사, 조선을 읽다』 10월 10일 『사랑이 이긴다』 10월 12일 『맹신자들』 10월 13일 『하우스 푸어』 『하우스 푸어에서 살아남는 법』 10월 13일 『몸에 갇힌 사람들』 10월 25일 『폭력이란 무엇인가』 11월 9일 『민주주의는 왜 증오의 대상인가』 11월 14일 『인문학의 미래』 11월 24일 『실재의 사막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12월 2일 『맥베스』 12월 6일 『봄날은 간다』 『시동라사』 12월 7일 『안전, 영토, 인구』 12월 8일 『열다섯 살의 용기』 12월 11일 『애도와 우울증: 푸슈킨과 레르몬토프의 무의식』 2012년 독서일기 1월 10일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가치에 대한 탐구』 1월 11일 『꿈꾸는 자 잡혀간다』 1월 31일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 2월 9일 『오래된 약속』 2월 13일 『공공도서관 문 앞의 야만인들』 2월 14일 『김정은 체제』 2월 28일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해로운가』 2월 29일 『검열에 관한 검은책』 3월 14일 『불화 그리고 불온한 시대의 철학』 3월 28일 『천하체계』 4월 9일 『교도소 도서관』 4월 25일 『종교 본능』 『신 없는 사회』 4월 26일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 5월 8일 『나 한 사람의 전쟁』 5월 9일 『중국 도대체 왜 이러나』 『중국이 세상을 지배하는 그날』 『한국을 보는 중국의 본심』 5월 11일 『베르나르-마리 콜테스』 5월 14일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5월 22일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 5월 23일 『진실유포죄』 6월 1일 『아메리칸 스타일의 두 얼굴』 6월 6일 『애도예찬』 6월 7일 『아르토와 잔혹연극』 6월 19일 『해방일기』 6월 25일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6월 27일 『우표, 역사를 부치다』 7월 3일 『용과 춤을 추자』 7월 5일 『프랑켄슈타인』 7월 16일 『야만스러운 탐정들』 7월 17일 『들어라 양키들아』 『담배와 설탕 그리고 혁명』 『쿠바, 잔혹의 역사 매혹의 문화』 『또 하나의 혁명, 쿠바 일차의료』 『의료천국, 쿠바를 가다』 7월 23일 『뱀파이어의 매혹』 『호러국가 일본』 7월 27일 『우리에게 유교란 무엇인가』 8월 1일 『김부식과 일연은 왜』 8월 14일 『신용하 교수의 독도 이야기』 8월 28일 『사랑하지 말자』 9월 3일 『바람이 또 나를 데려가리』 9월 12일 『히로시마 노트』 『오키나와 노트』 10월 2일 『유랑극단』 10월 14일 『탄샹싱』 10월 15~20일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 『점과 선』 『D의 복합』 『제로의 초점』 『짐승의 길』 10월 22일 『쌍전』 10월 23일 『이 폐허를 응시하라』 11월 14일 『정치적인 것의 개념』 11월 20일 에드워드 사이드 선집 11월 26일 『유대 국가: 유대인 문제의 현대적 해결 시도』 12월 2일 『창과 벽 외』 『쥐식인 블루스』 『교수들의 행진』 12월 11~12일 『흰 그늘의 길』 12월 26일 『피로사회』 2013년 독서일기 1월 9일 『돌아온 사라』 외 1월 22일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1월 24일 『이매창 평전』 2월 13일 『무국적 요리』 2월 15일 『지금 동아시아를 읽는다』 2월 19일 『대한민국 잔혹사』 2월 27일 『정치는 역사를 이길 수 없다』 3월 13일 『친화력』 3월 15일 『노년예찬』 3월 26일 『극장국가 북한』 3월 29일 『있잖아…나, 낙태했어』 4월 10일 『미하엘 콜하스』 4월 15일 『빈을 소개합니다』 5월 8일 『우리의 노동은 왜 우울한가』 5월 17일 『고독과 친밀사이』 5월 22일 『그 노래는 어디서 왔을까』 6월 5일 『이지메의 구조』 6월 6일 『5월문학총서3: 희곡』 6월 19일 『화염』 7월 1일 『거리로 나온 넷우익』 7월 4일 『남성과잉사회』 7월 17일 『인간과 초인』 8월 1일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8월 7일 『액체근대』 8월 12일 『현대성과 홀로코스트』 8월 16일 『세대 간의 전쟁』 8월 19일 『위대한 개츠비』 8월 20일 『왜 모두 미국에서 탄생했을까』 8월 29일 『이것은 기억과의 전쟁이다』 9월 4일 『겟 리얼』 9월 23일 『오, 행복한 날들』 9월 26일 『다시 더 낫게 실패하라』 10월 8일 『폭격: 미공군의 공중폭격 기록으로 읽는 한국전쟁』 10월 17일 『도쿄노트』 『과학하는 마음』 10월 23일 『로베스피에르의 죽음』 10월 31일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 11월 6일 『한국인의 탄생』 11월 20일 『광신』 12월 4일 『한중일 인터넷 세대가 서로 미워하는 진짜 이유』 12월 16일 『예수는 괴물이다』 12월 19일 『현대의 신화』 12월 25일 『인상과 편견』 12월 29일 『가와이이 제국 일본』 12월 31일 『백만장자의 마지막 질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