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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안의 샤나 22 - 6점
타카하시 야시치로우 지음, 정세연 옮김, 이토 노이지 그림/대원씨아이(단행본)


라이트노벨 일명 라노벨은 일본의 서브컬처에서 태어난 소설의 일종으로 애니메이션이나 만화풍의 삽화가 사용된 가벼운 읽을거리입니다.

 

우리나라에는 90년대 후반에 대원씨아이에서 만든 판타지 노벨을 시작으로 2000 초부터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먹어도 살은 찌지 않는 뻥튀기 처럼 활자를 소비하지만 정신은 찌지 않는 심심풀이라는 얘기죠.

 

BUT, 그러나

세상에 존재하는 것에는 나름의 존재이유와 효용도가 있게 마련입니다. 라이트 노벨이 심심풀이라고 폄하해도 고유의 재미가 없다면 심심함을 풀어주는 어떤 것이, 되지는 못했겠지요. 그렇습니다. 라이트 노벨에는 출간량에 비례하는 경쟁이 존재하고요. 경쟁을 이겨내기 위해 이야기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장치들이 다수 존재합니다.

 

장치들 하나가 바로 캐릭터성인데요. 특출나고, 특별한 사연을 지닌 특이한 능력의 주인공과 주변인물들(적을 포함해서) 자아내는 이야기들의 몰입도는 2 환자가 아니라도 빠져들만한 매력이 있었고, 이제는 일본판 컨텐츠들의 로우 레퍼런스로써 저력을 드러내고 있지요.

 

  라이트노벨을 한국에 보급하는데 선봉장을 섯던 몇몇 작품들 중에 하나가 바로 <작안의 샤나>입니다.

 

순진무구하지만 강대한 초능력을 가지고 있는 미소녀와 존재를 잡아 먹힌 소년의 사랑이야기라는 기본 골격에 염발작안의 토벌자, 만조의 사수 무협지의 별호를 연상 시키는 캐릭터명, 그리고 캐릭터 명에 담긴 기구한 사연들. 걸어서 없는 이웃에서 무리라 통칭되는 이생물. 그들이 산다는 홍세라는 이세계 설정. 큰칼 들고 싸우는 미소녀 이능력 배틀을 기본으로 하지만 수천년을 넘나드는 세계관으로 인기를 작품이지요. 주제는 청춘의 사랑이랍니다.

 

작안의 샤나가 22권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사실은 작년에 내렸는데, 올해 봤습니다. 대단원.

 

창조신은 새로운 세상을 만들었으며, 세상은 무리들이 인간을 잡아 먹지 않아도 되는 세상입니다. 유지와 샤나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새로운 세상으로 넘어가고요. 남은 사람들은 남습니다. 몇권에 걸쳐서 치고받은 것에 비하면 허무하다면 허무한 결론입니다. 고딩 연인의 밀당이 신세계 창조하는 스케일입니다. ~

 

그리고,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작안의 샤나> 라노벨의 대표구나입니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영상으로는 전달 없는 활자만의 상상력으로 빚은 고유명칭들로 초기의 흥미도는 엄청 높지만 중반을 넘어서면 반복되는 싸움과 늘어만 가는 캐릭터. 페이지 늘리기와 상황 전달에 급급한 문장으로 지루해 때쯤 전개되는 애니메이션과 만화. 다양한 캐릭터 상품 전개. 그러나 난입하는 캐릭터가 늘어 수록 감당할 없게 벌어지는 사연들을 마치 애니메이션 화면을 글자로 중계하는 듯한 문장으로 끌다가 캐릭터의 매력이 다할 쯤에 맞이하는 적당히 납득할만한 결말.

 

모든 것이 캐릭터와 설정으로 시작해서 캐릭터간의 케미수치로 이야기를 끌어가다가 식상해질 때쯤 마무리 짖는 라노벨의 전형이지요.

 

소년의 성장과 우두머리 등극으로 요약되는 무협지와 더불어 뻔한 듯하면서 뻔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이토록이나 많이 소비되는 것은 사람들이 얼마나 이야기를 좋아하는가의 증거 같습니다. 아니라면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라고 강요 받지만 절대 자신만의 인생 이야기를 가질 없는 평범한 현대 젊은이들이 얼마나 다른 이야기에 굶주려 있는가의 증거 수도 있습니다.

 

'천번을 흔들려도' 자신의 이야기를 가질 없다는 공허를 채우기 위해 우리는 활자 중독 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