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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이상기후로 초열지옥화 되어가고, 인류는 태양계의  다른 행성으로 강제 이주를 떠나는 세계. 기댈 있는 것은 마약에 의존한 집단 '옮김' 체험뿐 입니다.

퍼키 팻이라 불리우는 유사오름=옮김의 매개체인 인형의 세트 덕분에 영화 매트릭스의 실질적인 원류라고 불리우는 소설은 1965 작품으로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더불어 필립 K. 최고의 걸작으로 간주되는 작품이랍니다.

 

과연 그럴만 하더군요.

 

대단히 종교적이며 현대적이고, 심리적인 깊이와 육체적인 자극이 존재합니다. 조목 조목 따지고, 분류하고, 평가할 주제는 못되고요. 후일을 위해 메모를 남기자면 퍼키 아이디어는 영화 매트릭스에 가져다 붙일게 아니라 윤택한 교외 중산층 거주자의 미국적인 소비주의와 그것의 폭력성에 연결하는 것이 나을 싶고요. 신인지 뭔지 모를 파머 엘드리치의 존재는 우리가 보통 '진화' 존재라고 믿는 정신체가 사실은 한계가 뚜렷한 다른 존재이며 이는 진화가 아니라 단순한 '전이'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힌트입니다. 그런 점에서 원문에서는 동사 translate 명사 translation으로 표기된 마약에 의한 환각 체험을 '승천'이라 번역한 번역자의 고백은 아픕니다.

 

 

 

그러니까, 결국 인간은 흙으로 빚은 존재에 불과하다는 염두에 둬야 . 애당초 근본부터가 모양이었으니 크게 기대할 없다는 뜻이야. 하지만 그걸 감안한다면, 바꿔 말해서 시작이 그렇게 미천했던 것치고는 그럭저럭 해왔다고 봐야 . 따라서 우리가 지금 직면한 중대한 위기조차도 결국은 타개할 있다는 나의 개인적인 신념일세, 무슨 뜻인지 알겠지?

 

- 소설 인물인 레오 뷸레로 구술

 

 

 

개인적으로는 로저 젤라즈니의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더불어 가장 인상 깊은 종교SF 같습니다. 겁니다.

 

 

 

 

파머 엘드리치의 세 개의 성흔 - 10점
필립 K. 딕 지음, 김상훈 옮김/폴라북스(현대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