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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300의 성공은 잭 스나이더에게도 관객에게도 재앙이 되버렸습니다.
내러티브의 연속성이 없는 덕분에 리얼감은 떨어지고, 장면, 장면 하나 하나의 밀도는 높지만 이 모든 것을 연결해 놓으면 지루합니다.
말 그대로 연환화(Bandes Dessinees)입니다.
영화라고 하기에는 쫌...
많이 아쉽죠.
그리스 비극의 설정으로 킬링타임용 영화를 만드는 것도 재주라면 재줍니다.
그래도
항상 미간을 찌프리고 있는 슈퍼맨과 가면이 화를 내고 있는 배트맨의 대비는 좋았습니다.
핀치 상원의원의 믿음도 새겨둘 만 했습니다. 그녀가 홀리 헌터라는 것은 좀 의외였고요.
편견과 고정관념에 튼튼하게 뿌리내린 미장센은 역겨웠지만 배트맨 식구들의 캐미는 보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벤 애플렉의 배트맨은 지금까지 나온 어떤 영화판 배트맨 보다도 코믹판의 그것처럼 안정적입니다. 폭력과 정의 사이의 불안은 분노를 통해 안정감을 얻었더군요. 입으로 설명하는 공포보다도 벤 애플렉의 연기가 더 설득력있고 넓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느낌적 느낌이였습니다.
제레미 아이언스의 알프레드도 정말 좋았고요.
특유의 비음과 영국식 발음을 오래간만에 들으니 섹시하더이다. ^^
게다가 마이클 케인의 알프레드가 숙부 같았다면 제레미 아이언스의 알프레드는 '이모' 같아서... 크크크
아무튼 같은 캐릭터의 다른 해석들을 본다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벤과 제레미 조의 배트맨 단독 무비를 보고 싶군요.
ㅎㅎ
ps. 플래시와 아쿠아맨 떡밥은 걍 무시하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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