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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관절은 골반과 다리가 만나는 지점에 있는 관절입니다. 참고로 성인의 몸을 이루는 뼈는 206개, 관절은 100개 이상입니다. 이중 고관절은 다리를 안으로 밖으로 움직이고, 회전이 가능하여지도록 해서 걷고 달리는 운동에 핵심 부품이죠.
중요합니다.
어디 사람에게만 중요할까요. 사실 인체모형이든 로봇 모형이든 앞, 뒤로만 움직이는 팔꿈치나 무릎 관절과는 달리 어깨와 허벅지는 안팎으로 살짝 움직여 줄 수 있어야 세워 놓을 때, 각이 나옵니다. 특히 고관절은 자제를 잡을 때 전체적인 모양새를 좌우하는 중요한 관절입니다.
1995년 7월 반다이 호비사업부의 가와구치 가쓰미, 모델러 MAX 와타나베, 선라이즈 기획실의 이노우에 고이치가 ‘궁극의 건프라를 만들자’는 기치 아래 함께 기획하여 마스터 그레이드(Master Grade, 이하 MG) RX-78-2 건담을 발매 했을 때, 획기적이다 싶었던 포인트 중 하나가 바로 고관절이었습니다. MG 퍼스트 건담의 고관절 덕분에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의 일러스트를 실체화했다는 감각이 손에 잡혔으니까요.
그도 그럴 것이, 1980년 발매된 1/100 스케일 건담은 고관절이 존재하지 않아서 세상 뻣뻣한 ‘차렷’ 자세인데다, 그조차도 무릎 관절이 쉽게 헐거워져서 세워 놓으면 어느새 백벤딩을 하고 있는 요가 마스터였죠.
(정말 홀라당 넘어갔습니다)
(정말 홀라당 넘어갔습니다)
그 후 15년, 한때 아카데미 기동전사 칸담 로보트를 만들며 놀았지만 이미 수년 전에 프라모델 조립을 그만둔 어른들 사이에 흥미로운 소문이 돌기 시작했었습니다. 개조는커녕 도색을 못 해도 괜찮은 고퀄리티 건담이 마스터 그레이드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로 출시된다는 것이었죠.
그리고 1995년, 마침내 출시된 MG RX-78-2 건담은 학교 앞 문방구 진열장을 올려다보며 칸담에 선망의 눈망울을 초롱이던 꼬마들이 자라서 경제력을 갖춘 어른이 되었지만, 너무 ‘국민학생’ 장난감 같으면 사기에 부끄러울 텐데, 그 모든 우려를 살짝 뛰어넘어 주었습니다.
마스터 그레이드 RX-78-2의 고관절입니다.
마스터 그레이드 RX-78-2의 고관절입니다.
폴리에틸렌제 볼조인트를 채용하여 가동범위를 개선했죠. 볼조인트란 공모양 관절축을 반구형의 베어링에 연결하여 더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관절 구조로 다리를 바깥쪽으로 살짝 벌린 팔자형으로 만들 수 있어서 접지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당당함’까지 추가가 되었습니다.
인체의 경우에는 허벅지 대퇴골 머리에 공모양의 관절축이 있고, 반구형 관절구는 골반에 있는데 건프라의 경우는 그 반대로 골반에 공모양 축이 있고 허벅지에 반구형 관절구가 있는 형태였습니다. 이와 같은 형태의 고관절은 2000년에 발매된 버전 1.5에서 관절축의 공모양의 크기를 키우는 등의 부분 개량이 이루어져서 2002년에 발매된 MG RX-78-2 건담 ver. Ka까지 사용됩니다.
마스터 그레이드 10주년인 2005년,
마스터 그레이드 10주년인 2005년,
새로운 건담 프로모델이 등장합니다. MG RX-78-2 건담 ver. ONE YEAR WAR 0079. 페가수스 건담(이하 페담)이죠. 페담은 플레이 스테이션2용 게임 <기동전사 건담 1년 전쟁>에 등장하는 기체로 10주년 기념작답게 각 가동부에는 기존 모델을 집대성한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고관절은 축 위치를 슬라이드 이동시키는 기믹으로 무릎 꿇기 같은 포즈가 한층 자연스러워졌습니다.
하지만 이때까지도 골반에 축이 있는 디자인은 여전했죠. 건담의 고관절이 인체의 그것과 비슷하게 골반에 반구형 관절구가 있고 허벅지에 관절축이 있는 디자인으로 바뀐 것은 2008년 MG RX-78-2 ver. 2.0부터입니다.
페담의 슬라이드식 고관절은 참신했지만 좀 더 단순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찾은 거죠. 인체를 흉내 내는 쪽으로요. 그리고 이 같은 방식은 2013년 발매된 MG RX-78-2 ver. 3.0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마 미래에도 건프라는 나오겠죠. 건담의 스토리가 시대에 맞게 변하고 그걸 좋아하는 팬들이 존재하는 동안에는 말입니다. 그리고 건프라의 고관절도 새로운 소재, 새로운 구조로 진화할 겁니다.
하지만 이때까지도 골반에 축이 있는 디자인은 여전했죠. 건담의 고관절이 인체의 그것과 비슷하게 골반에 반구형 관절구가 있고 허벅지에 관절축이 있는 디자인으로 바뀐 것은 2008년 MG RX-78-2 ver. 2.0부터입니다.
페담의 슬라이드식 고관절은 참신했지만 좀 더 단순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찾은 거죠. 인체를 흉내 내는 쪽으로요. 그리고 이 같은 방식은 2013년 발매된 MG RX-78-2 ver. 3.0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마 미래에도 건프라는 나오겠죠. 건담의 스토리가 시대에 맞게 변하고 그걸 좋아하는 팬들이 존재하는 동안에는 말입니다. 그리고 건프라의 고관절도 새로운 소재, 새로운 구조로 진화할 겁니다.
ver. 3.0이 나온 지도 10년이니 다음 고관절은 어떤 형태일까요?
이상 건프라 고관절의 과거사였습니다.
※ 참고 도서
이시이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2013). 『MG 건프라이즘』. 한스미디어.
반다이 스피리츠 하비 사업부. 다수의 「건프라 조립 설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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