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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창작 애니메이션 방송 총량제'라는 법이 있습니다.

지상파 방송국의 모든 방송 시간 중 1%를 국산 창작 애니메이션으로 방송하라는 법안입니다. 이렇게 해서 30분물 26부작 기준으로 약 28개 작품의 창작 애니메이션을 우리나라 지상파 방송국은 의무적으로 방송하게 되었고, 덕분에 '장금이의 꿈' 같은 애니도 만들어지게 된겁니다.

그런데 순전히 미국입장에서 보면 이는 방송에 대한 편파적인 지원이라는 겁니다. 뭐 스크린쿼터제와 동급이랄까...

극단적이지만 미국의 압력에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관행이 그대로 진행된다면 30분물 26부작 약 28개의 국산 애니메이션 작품이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26부작에 투입되는 인원이 1년에 약 200명이라니깐 500~600명의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대학의 만화,애니메이션 학과는 언제 이렇게 많이 생겼는지 매년 6,000여명의 졸업생이 사회로 나온다는 군요. 얘들은 어쩌란 말입니까?

정부는 FTA로 인해 10만개의 일자리가 생긴다지만 단지 애니메이션 업계, 그 작디 작은 업계에서만 5,000여명이 길거리로 내몰릴 판이고, 게다가 매년 6,000여명의 꿈 잃은 젊은이들이 차곡차곡 쌓여 갈 것입니다.

6천명, 1만2천명, 1만8천명, 2만4천명, 3만명, 3만6천명, 4만2천명, 4만8천명, 5만4천명, 6만명, 6만6천명, 7만2천명, 7만8천명, 8만4천명, 9만명, 9만6천명, 10만2천명......
어~ 벌써 10만이 넘었군요.

매출액으로 1천억원과 만화, 캐릭터 등 부가 매출액 1조원이라는 시장.
그냥 일본애들이 홍콩 시장의 부속물쯤으로 보는 이 쫍쌀 시장은 이 지구상에 없는 것이 되는 겁니다.

국산 애니메이션의 발전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무서운 얘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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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김준 감독의 글을 일부 발췌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