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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전 파리의 몽빠르나스역에서 밤기차를 타고 새벽길을 달려 몽생미쉘에 갔었다.
수도원 입구에는 굴요리를 파는 레스토랑이 즐비했건만, 도저히 혼자들어가서 먹을 용기도 없고, 해서 수도원에 올라 여기저기 사진만 찍다 돌아왔다. 언젠가는 이 복도, 이 지붕, 이 문양을 내 만화에 담아낼 날이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15년후 참 질기게도 돌아다니고 있는 김남희씨의 최신 여행기를 읽었다.
여기가 아닌 저기에 대한 이야기들.
밖에서는 언제나 안을 향하던 마음이, 밖이 그립단다.

그런데 남희님! 보네스에서 당신은 베아트릭스 포터의 이야기를 하며 외로움이 무언가를 낳기도 하는 법이니, 내 외로움도 무언가를 낳을 날이 오리라 믿는다고 하셨죠?
그런데, 혹시 이미 낳아 놓은건 아닐까요?
당신이 꿈꾸던 것과는 좀 다를지라도 여행이, 사진이, 책이,
당신이 낳은 무언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 난 나도 모르는새에 뭘 낳아 놓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