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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말로 좋은날

imuky 2007. 1. 25.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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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서가를 둘러보니 <재미나는 인생>이 보이고, 허리를 틀어서 조금 더 찾아보니 <궁전의 새>와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도 보인다. 내 기억 속에는 이 외에도 몇권이 더 있다는 것을 보니 성석제라는 작가를 어지간히 좋아하나 보다.(사실 한국소설을 잘 안 읽는 편이다-SF라는 장르가 없다는게 그 이유겠지만...)

그런데 <참말로 좋은날>을 덮고 생각해 보니 이 책이 과연 성석제씨의 글인가 싶다.

아니, 예전의 성석제와 지금의 성석제가 과연 동일인물인가?라는 의심이 들 정도다.

한 평론가가 말하길... 성석제는 현재 활동하는 작가 중에서 유일하게 '해학'을 아는 작가라고 말했다.

해학.

급하게 사전을 찾아보니 해학문학이란건 '생활이나 인간성에 대하여 부정적 측면을 가볍고 악의 없는 웃음으로 그려낸 문학'이란다.

이와 같은 정의에 따르면 이전의 성석제의 글은 해학적인게 맞다.

비루할지라도 웃음이 있었고, 남루하더라도 악의는 없었다.

BUT, 그러나.... 오늘의 성석제에게는 웃음도, 의도도, 애정도, 결의도, 교훈도 없다.

다만 구라빨이 센사람이 웃음을 배제 했을 때, 얼마나 쌩살을 드러낼 수 있는지...그 결과만이 있을 뿐이다.

고로, 이번 소설은 어느 공포 소설 보다도 공포스럽고 잔혹하다.

사회에서 만난 형님, 동생 사이에 숨겨진 적의, 우리 시대의 형제애, 근본적으로 틀려 먹은 고향의 추억, 그리고 항상 뭔가를 빼앗아가는 세상....

마치 뒤집어진 손톱을 천천히 벌려 보여주는 듯 쇠골과 턱 사이가 간질 간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