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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 Trek

뒤늦게 보았습니다. 다행히 극장에서 봤군요. 휴~

일단,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총편은 "헐리우드의 시나리오 작가들은 약았다"입니다.

노후한 프랜차이즈에 활력을 넣기위해 리부팅을 하면서도 기존의 팬들도 만족, 혹은 배려하는 교묘한 재주를 멋들어지게 넘어버립니다.
물론 이전의 스타트렉 영화들과는 다른 이야기들을 펼치기 위한 핑계 거리를 늘어 놓는 것이 사건의 대부분이고, 중심 줄거리는 단순하고, 스토리상 재미라는 것은 복선들을 이리저리 던져서 속편 만들기 좋은 밑천 쌓는 것 정도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똑같이 막강한 팬층과 굳건한 시리즈를 가지고 있는 영화인 본드 시리즈가 리부팅하면서 포기해야 했던 여러가지 것들을 생각한다면 이정도의 시작은 대단히 인상적인 것입니다.


#. TOS의 설정과 어긋나는 점

   커크의 몇가지 경력이 삭제되었습니다.
   액화철인님의 포스팅에 따르면 우수한 성적으로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대위로 임관한 커크는 컨스티튜션급 순양함인
   패러것호의 전술장교로 그의 직업군인
 생활을 시작합니다
. (사관생도 시절 커크는 이미 리퍼블릭호라는 함선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 2257, 커크의 나이 25세에, 패러것호와 200여명의 승무원들이 개스형태의 흡혈우주생명체에게 몰살당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 몇 안 되는 생존자들 중 하나인 커크는 다른 생존자들의 증언을 통해 오히려 연방군 사령부의 신임을 얻게
   됩니다
. 초고속 승진을 거듭한 그는 불과 31세의 나이에 연방군 역사상 최연소 대령의 자리에 오르게 되고 이듬해 20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컨스티튜션급 중형 순양함 엔터프라이즈호의 함장으로 부임하게 됩니다
.

   본편에서는 초고속승진이라고 해도 25세에 함장이 되지는 못한다는 현실이 가볍게 무시되고 있습니다. 원래 설정대로라면
   그 나이에는 흡혈우주생명체의 공격에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생존자라는 경험정도가 적당합니다. 사실 31세도 무척 빠르다면
   빠른건데 생존자가 아니라 지구의 구원자가 되고보니 한방에 함장 부임입니다. 덕분에 순양함 엔터프라이즈의 건조 시기
   역시 약간 조정됩니다.
  
   커크와 파이크 함장은 개인적인 친분이 없었습니다.

   재간둥이 커크가 그냥 터프가이가 되었습니다.
   아마도 좀 더 나이가 필요한 듯 합니다. 이번엔 맥코이가 재주를 부리더군요. 후후

   코바야시마루 테스트를 해킹하는 것은 맞는데 정학은 먹지 않았답니다.
   본편에서는 퇴학 안당한게 다행인 상황이지만요.

   벌칸행성은 언제나 무사합니다. 스팍의 어머니도 천수를 누리고요.
   벌칸행성은 살만한 곳을 벌써 찾았다는 투명드래곤 스팍의 말 한마디로 패스. OTL

   어린시절 이야기인데 스팍의 형 사이복이 안보이더군요.
   뭐 이건 설정을 바꾸지 않아도 등장 안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 좀 아쉽더라는 정도입니다. 

   맥코이는 전임 군의관 마크 파이퍼를 교체하고 들어오는 설정에서 사관학교 친구로 변신.
   왠 군의관이 사관학교씩이나 라고 묻고 싶지만 이혼경력를 들먹이며 말문을 막아버립니다. 이런!!

   우후라 역시 사관학교 동창. 그러나 모양새로는 약간이라도 선배같아 보입니다.
   원래는 26세 대위시절 엔터프라이즈에 부임. 당시 함장인 커크와 첫대면하게 됩니다.
   아마도 커크가 33~4세쯤 되지 않아을까 합니다. 게다가 스팍는 연인관계라니....
   "얌마! 스팍! 정혼자에게 차인게 아니라 이런 이유가 있었더거냐?!!!"
   참, 그러고보니 니셀 니콜스(TOS 우후라역)씨 축하 합니다. 드디어 이름이 생겼군요. 
   재치있는 팬 서비스. 감사합니다. 스팍과는 의외지만....

   체콥도 젊어졌군요. 아니... 어려진건가?
   메인 크루 중 가장 늦게 엔터프라이즈에 합류한 사람이 원래 설정이였답니다.

이 모든 것은 TNG시대의 스팍대사님께서 과거로 여행을 하셨기 때문에 생긴 일입니다.
그리고 TNG시대에 어떻게 스팍이 살아있냐라는 질문에는 벌칸인의 수명은 200년이라는 말로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설정이라는 것이 본시 놀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팬들이 반응하고 생산자가 호응하면 공식이 되어버리고 그 공식이 세월의 옷을 입으면 권위라는 것도 생겨버립니다. 그래도 기본은 상호 약속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인정할 수 있는 범위내라면 수정도 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문제는 마블이나 디씨 유니버스의 슈퍼 히어로들 처럼 너무 많은 갈래들이 공존하는 난장판만은 피하고 싶습니다.
뭐 제가 상관안해도 어련히 관리들 하시겠습니까마는 스페이스 1의 스팍과 스페이스 2의 스팍이 서로 대립할 때 스타N의 커크 21이 중재하러 나서는 사태가 벌어져서 대규모 평행우주 붕괴 이벤트만은 벌이지 말았으면 하다가... 어? 그것도 재미있겠는데 라는 생각이 쓰는 도중 들었습니다. 이궁~

뭐 결론은 속편이 기대된다는 정도로 마무리하죠.

#. 추억의 쪼가리들...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윌리엄 섀트너가 새 극장판에 대하여 코멘트

-"새 영화가 나온다길래 니모이에게 전화해서 소식 들었냐고 물었더니 벌써 봤다는 거야. 그래서 대체 뭘 봤냐고 물어보니까
  대본을 이미 읽었대. 내용이 괜찮던가? 으음 괜찮단 말이지. 그럼 나도 나오나? 그 순간 잠깐 말이 없더니 '아니'라고
  대답하고는 웃기 시작하더군. 당장 그자식 집으로 쳐들어가서 목을 조르고 싶어지더만. 그놈은 나오는데, 난 안 나오다니!"

- 니모이는 젊은 배우에게 '교체'당하는 기분에 대해 질문을 받자 "It was logical"이라고 답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