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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근성물.
'스포콘=스포츠+근성(콘죠)'이라고도 하는 일본식 조어. 주로 일본 만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에서 '노력과 근성'으로 모든 일을 해결하는 스포츠물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다시 정리하자면 '노력과 근성으로 수많은 고난을 넘어서 승리 이상으로 가치 있는 아름다운 것을 만들려는 자세로 열심히 스포츠에 임하는 만화나 애니, 드라마'입니다.
스포츠근성물이 보통은 남자 아이들의 장르라고들 알지만 소녀만화에도 스포콘은 있습니다. 언듯 생각나는 것은 '톱을 노려라' 정도 이지만 아무튼 스포콘은 남녀 불문하고 일본의 대표장르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스포콘에는 대체로 안정적인 1등인 라이벌과 뒤늦게 입문했지만 뭔가 천재적인 소질이나 근성을 가진 주인공이 등장하지요. 이때 주인공은 필살기 같은 것이 있게 마련입니다. 라이벌 아가씨가 고른 실력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주인공 소녀는 AAA나 트리플C 같은 알파벳을 겹쳐쓰는 기술명이나 알파벳에 플러스 기호가 붙는 기술 한가지 정도를 할 줄 압니다. 보통 이런 기술은 남자들도 힘들다는 기술이고 한번 성공하면 점수가 매우 커서 라이벌 아가씨를 단번에 이길 수 있는 기술이죠. 문제는 난이도가 높다보니 성공율이 좀 낮다는 것인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근성과 노력이 되는 겁니다. 그리고 마침내 라이벌 아가씨를 제치고 세계무대로 나아가면 대단원이 되는 것이 소녀 스포콘의 정석이라고 할까요. 아무튼 필살기와 근성은 소녀 스포콘의 기본 베이스인것은 확실합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소녀 스포콘이냐면 요즘 아사다 마오를 보면 소녀 스포콘이 생각나기 때문입니다. 트리플 악셀이라는 필살기와 동양인의 한계를 넘는 세계무대로의 도전,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시도하는 근성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런 요소들이 만화에서는 극적인 드라마의 필수 요소이지만 현실에서는 안정적으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는 쪽이 유리하다는 거죠. 트리플 악셀을 한번 실패하고도 다시 시도해서 0점이라니. 아사다 마오는 만화를 너무 많이 본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종의 악영향인데, 현실과 만화는 틀리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지 못한 결과 아닌가 싶습니다. 뭔가 대단한 한방 기술을 선보이는 것보다 할수있는 것을 최선을 다해서 할때 더 높은 점수를 받는다는 것. 이점을 잊지 않는 김연아 선수와 한방을 근성으로 해결하려는 마사다 마오선수.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면서도 아직도 근성 어쩌고 저쩌고하는 일본의 반응을 보니 "아~ 만화왕국이라는 것이 이런 폐해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훅-'들어 버렸습니다.

이 일의 교훈은 만화는 즐기는 것이지 생활의 지침이 되면 안된다.
혹은 현실에서는 아가씨가 이긴다. 정도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