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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십 트루퍼스 - 10점
로버트 하인라인 지음, 강수백 옮김/행복한책읽기

로버트 하인라인의 출세작 스타십 트루퍼스입니다. 우리나라 말로는 우주의 전사 혹은 우주 땅개 정도가 되려나요.
아무튼 영화화도 됐고해서 하인라인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 일반에 많이 알려진 작품이라 출세작이라고 했지만 로버트 하인라인씨 그렇게 만만한 분은 아닙니다.

이 작품은 발표될 당시 스토리텔링 사이사이에 끼어드는 '스파르타 정신' 때문에 하인라인 파시스트 논란이 있던 작품입니다.
군인만이 시민권을 받을 수 있는 사회라든지, 과도한 폭력성과 마초주의는 뭐 그럴수도 있었겠다 싶습니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면 에구에구 뭐 이 정도를 가지고 입니다.
아마 그 이후로 더 굉장한 우익들이 SF를 빌려 마초주의+전체주의를 찬양해 왔기 때문일겁니다.
아무튼 밀리터리 SF의 시조가 되는 작품입니다.

사실 하인라인은 <스타십 트루퍼스> 이후에 <낲선 땅 이방인>으로 히피 공동체의 이상을 그려내기도 했습니다.
하인라인은 진정한 우익마초가 아니라 그저 이런 사회도 있을 수 있다라는 문학적인 상상력과 은근한 블랙유머를 기대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 증거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바로 적으로 등장하는 버그입니다.

전체주의는 필연적으로 적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적은 벌레만도 못한 놈들이여야하죠. 나치든 무솔리니든 위대한 자국민족에 대항하는 벌레만도 못한 타 민족들을 전체주의의 자양분으로 삼았더랬습니다. 혐오스러운 인민의 적을 상정하고, 그 반동으로 자국민을 하나로 묶어내는 수법이죠.
그런데 작품이 SF보다니 아예 적이 벌레가 되어버렸습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흉측하고 혐오감이 들며 생각도 저능해 보이는 벌레라니 아주 딱입니다.

그런데 사실 알고보면 이 벌레들도 인간처럼 지성이 있고 생각이 있는 존재라는게 포인트입니다.
영화 <스타쉽 트루퍼스>가 그 유명한 파워아머를 포기하고 버그 CG에 제작비를 쏟아부은 것도 그 이유일 것 입니다.

'니들 전체주의자들이 벌레 취급하는 적들이 사실은 지성체거든....'
이라는 메시지는 영화 <스타쉽 트루퍼스>의 최대 이벤트입니다. 뭐 벌레가 지성체라고해서 트루퍼스들이 그닥 놀라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마는 관객들은 쫌 알아주려나 했겠지요.
폴 버호벤 감독은 하이라인의 작품 <스타십 트루퍼스>의 핵심을 전체주의 멍청이들이 벌레라고 믿는 우주버그를 지성을 가진 생명체로 밝혀냄으로써 전체주의를 까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왕이면 천재소년 두기의 손으로 말이죠. 그런데
문제는 그놈의 전체주의 및 군바리정신 까기에 몰두하다보니 하인라인의 또 다른  포인트를 까먹어 버렸다는 겁니다.
뭐냐면,
탈인종주의죠.

영어권 SF소설의 주인공들이 대개 백인 남성이라는 것을 비틀어버린 원작의 주인공이 남미 젊은이라는 것을 이름(후안 자니 리코)만 남기고 전형적인 백인남성으로 바꿔버렸다는 겁니다. 정말 캐스퍼 반 디엔은 어디를 봐도 후안같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하긴 까므잡잡한 남미 젊은이를 주인공으로하려니 헐리우드 제작자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을 것이라는 건,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그럼

주인공만은 어쩔 수 없었어도

인종적인 배려 정도는 다른 출연진을 통해 했을 수도 있는데 그만 둬버렸습니다. 파워레인저에서도 하는 유색인종 배역 나눠주기를 그 흔한 흑인에게도 안하는 것을 보면 폴 버호벤은 인종주의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폴 버호벤의 다른 영화에서도 유색인종은 등장하지 않는군요. 왠만해서는.

사실...진실한 <스타십 트루퍼스> 영향력은 폴 버호벤이 돈을 쏟아부은 우주버그들이 아니라 포기해버린 파워아머에 있습니다. 우리나라말로는 강화복 정도가 될텐데, 아무튼 이게 얼마나 매력적이였냐면 기동전사 건담이 영문 이니셜로는 모빌슈츠인것도 다 <스타십 트루퍼스>의 영향이다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기계 강화복이라는 꿈을 인류에게 심어준 공로는 온전히 로버트 A, 하인라인의 것이라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