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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성락 -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 10점
심성락 연주/포니캐년(Pony Canyon)

아주 오래간만에 음반을 샀습니다.
<심성락-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1936년 생이시니까 올해 만 74세이십니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에서 태어나 6.25를 겪고, 8살 때 잘린 오른 손 새끼손가락 때문에 클래식연주자의 꿈을 접고, 경남고등하교 1학년 시절 부산 악기상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배운 아코디언으로 평생을 살아 오신 분입니다.

한번도 음악교육을 제대로 받아보지는 못했지만 지난 50년간 최고의 세션맨으로 살아오신 분이지요.
6~70년대에는 경음악 연주 앨범의 인기로 많은활동을 하셨지만 한번도 자신이 주인공인 무대는 없으셨던 분이랍니다.

1974년 청와대 행사의 올겐 주자로, 박정희 대통령의 애창곡을 녹음한 것이 인연이 되어 1992년 김영삼 정부 초기까지 궁정동에서 대통령의 악사로 살아오셨습니다. 두 번의 결혼과 두번의 이별. 한 쪽 귀는 난청인 채로 인생의 절반은 녹음실에서, 지금은 아코디언과 단둘이 쓸쓸히 살고 계신 심성락 선생님의 한 평생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앨범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에는 그간 참여하셨던 영화음악과 노래하듯이 흐르는 아코디언 연주가 담겨있습니다.

1. My Mother Mermaid (영화 '인어공주' 중)
2. La Dolce Vita (드라마 '달콤한 인생' 중)
3. Elegy For Us
4. Libertango (Feat. Richard Galliano)
5. One Fine Spring Day (영화 '봄날은 간다' 중)
6. 자전거 (영화 '효자동 이발사' 중)
7. 꽃밭에서 (Feat. Richard Galliano)
8. Love Affair Theme (영화 'Love Affair' 중)
9. 매화가 흐드러진 날
10. 바람이 운다
11. 나는 순수한가
12. 재회


연주는 심성락 선생님이 하고, 그분의 인생이 담긴 노래라지만 한곡 한곡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의 기억 속으로 안내 받는 느낌입니다. 이제는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그래서 가슴 한구석이 먹먹한... 이제는 어쩔수 없는 모든 것들이 담긴 아코디언으로 부르는 노래. 그게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