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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마스터 - 로저 젤라즈니 지음, 김상훈 옮김/행복한책읽기 |
로저 조셉 크리스토퍼 젤라즈니의 초,중기,후기 중단편집입니다.
제가 저자를 처음 접한 것은 '신들의 사회'를 통해서 였습니다. 일단 제목에 끌렸고, 그리고 신화 SF라는 낯선 형식에 매료되었었죠. 그런데 알고보니 이 양반의 특기가 그거랍니다.
데뷔작인 '수난극'부터 시작해서 이 책과는 다른 중단편집인 '전도사에 바치는 장미', 그리고 대부분의 작품들이 신화에서 모티브를 얻었거나 최소한 신화적인 암시, 신화적인 인용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종교도 신화라면 말이죠.(종교적이진 않습니다)
사실 로저 젤라즈니의 글은 아서나 아이작처럼 명료하거나 로버트씨처럼 박진감 넘치지 않습니다.
느리고 꼬여있으며 비틀리고 모호하며 지적입니다. 영문학권의 사람이 아니라면 제대로 이해하기 힘든 인용과 은유로 이루어져 있는 경우도 허다하고요. 겉멋도 상당합니다마는 양념 걷어내고 남는 국물이 의외로 진해서 묵직한 맛도 있습니다.
(번역자가 고생할 스타일입니다-한마디로...)
이 책은 총 19편의 중단편이 실린 700페이지에 가까운 그러나 700페이지는 안되는 두꺼운 책입니다.
각 소설에는 로저 젤라즈니 본인의 짧은 코멘트들이 달려있고요. 그 유명하다는 "제군의 데몬을 믿어라"라는 작가 지망생에게 보내는 충고도 이 책에 담겨있습니다.
기계들이 지구의 주인이 된 먼 미래에 기계들이 '차(car)'를 숭배하며 크리스트교의 부활제를 신화적으로 재연한다는 데뷔작 '수난극'부터 묵시록의 네기사를 등장시켜 기묘한 종말론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기사가 왔다!'
로봇 흡력귀(피를 빠는 것은 아니니까)와 마지막 흡혈귀의 우정을 그린 '스테인레스 스틸 흡혈귀'
끝이 쫌 허무한 '끔찍한 아름다움'
북유럽의 종말 신화, 파우스트 전설, 켈트 신화, 그리스의 고전과 유대의 세피라까지 총 동원된, SF를 신화적 이미지에 투영한다는 젤라즈니의 특징적인 기법이 유감없이 발휘된 '형성하는 자'
앰버의 왕자를 연상시키는 단편 '지금 힘이 오느니' 와 자동차로 투우경기를 펼치는 '이단차'
할리우드에서 유일하게 영화화된 핵전쟁 이후의 미대륙 횡단기 '지옥의 질주'
불사의 사이보그에게 다가온 사랑이라는 형태의 죽음 '보르크를 사랑한 여자'
나름 유쾌한 SF 그리스 신화 '복수의 여신'
일종의 대체역사소설이지만 전혀 친절하지 않은 '피와 흙의 게임'
흥미만점 분리뇌현상을 스파이 스릴러에 담은 '상은 없다'
연쇄살인마 잭을 다룬 그야말로 소품 '혹시 악마를 사랑하시는 분?'
우와하고 서정적인 연애소설인 척하면서 구경거리가 되어가는 신이라는 역활에 푹 빠져버린 불쌍한 시간여행자(냉동수면자)들의 이야기인 '마음은 차가운 무덤'
곤충형 외계인의 생태와 비열한 지구인이 등장하는 '가만히 있어, 루비 스톤'
마일즈의 전쟁 시리즈에 등장하는 우주선 조종사의 일상을 연상시키는 '하프잭'
어! 이건 환상특급의 에피소드 같은데...라고 생각했더니 환상특급 에피소드 맞는 '캐멀롯의 마지막 수호자'
월간 판타스틱에 연재되었던 '그림자 잭'의 프리퀄에 해당되는 사이언스 판타지 단편 '그림자 잭'
영화 샤이닝을 연상시키는 '영구동토'
그런데 드림 마스터는 어디에 있냐고 하시면 그건 한국적인 상황입니다.
라고 대답할 밖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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