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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의 충격 - 10점
사사키 도시나오 지음, 한석주 옮김/커뮤니케이션북스

일본에서 2010년 4월에 출판된 책을 7월에 번역 출간하다니 대단한 스피드입니다.
하긴 이쪽 분야라면 그 정도 스피드가 당연한 걸까요?

아무튼
누구에게는 희망과 기대의 영역이겠으나 대한민국의 누군가들에게는 좌절과 도산의 영욕을 선사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전자책에 관한 책입니다.

아마존 킨들의 성공과 아이페드의 등장으로 촉발된 전자책에 대한 관심은 사실 해묵은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1998년 바로북을 시작으로 1999년 단행본 출판사 공동출자의 북토피아의 출범으로 일찌감치부터 전자책에 대한 관심과 도전은 시작 되었습니다. 뭐 다시 말씀드리지만 좌절과 도산으로 얼룩진 영욕의 세월이였죠. 헐~

왜 실패했을까요?
어째서 아직도 전자책은 가능성이라는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요?

그 해답은 간단합니다. 볼만한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하고, 가격이 만족스럽지 못하며 책을 사고 관리하는 방법이 불편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킨들과 아이패드는 그 문제를 플랫폼으로 해결해 나가고 있다.가 이 책의 내용입니다.
여기까지야 전자책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분들은 다 아는 얘기입니다.

저자인 사사키 도시나오씨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음악시장의 예를 들고 있습니다.
어떻게 아이튠즈가 거대 메이저 음반회사를 무너뜨렸는지 알면 출판의 미래도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죠.
편리한 콘텐츠 관리와 판매 플랫폼, 낮은 가격. 그리고 자가출판의 길이 전자책이 선사하는 미래랍니다. 문제는 기존의 출판사들인데요. 책을 만든다는 독점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던 출판사가 어떻게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앞으로 출판사는 저자와 360도 계약을 통해 콘텐츠를 관리해주는 에이젼시 형태가 되지 않을까라고 짐작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자가 직접 저작권을 관리하고 홍보하고 판매할 수도 있겠지만 역시 전문가가 붙어주는게 조금쯤은 유리할 수도 있으니 가능하기는 할 것입니다. 또한 번역서의 경우 저작권을 사오고, 번역하고 마케팅을 담당할 현지 에이전시 역활은 없어지지 않을터이니 거대 출판사는 사라져도 소규모 저작물 관리회사는 살아 남을 지도 모르지요.
아무튼 뭐라고 해도 예전처럼 거대 출판사가 다량으로 찍어내서 대량으로 유통시키는 시대는 끝장이다라는 사실에는 대체적으로 동의 합니다. 다만 베스트셀러 작가만 팔리는 시장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쫌 낙관적인 시각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요.

현재의 출판유통시장이 변화하리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이미 대한민국에서는 전자책과는 상관 없이도 진행되고 있는 일이고, 일본도 마찬가지겠지요.
그러나 종이책이나 전자책이나 문자로 된 무엇인가를 읽는다는 행위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활자는 없어져도 문자는 남겠지요.

용량이 허락하는 한 절판이란 없다.
어쩌면 이게 전자책이 선사하는 가장 좋은 선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른들의 사정으로 절판된 책을 가지고 있는 출판사부터 아이북스에 절판시켰던 책을 올려보면 어떨까요?
조금씩이지만 확실한 변화는 그런 일로부터 시작될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