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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보이 SF걸작선 2번째 권입니다.
첫 번째 권이 60년대부터 70년대 초까지라면 이번 권은 80~90년대에 발표된 12편의 작품들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느낌은 미네랄도 베스펜 가스도 떨어졌구나. 입니다.
하드SF만이 진리다!! 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럴싸한 과학적인 설정 없이도 풍자적이라면 오케이라고 하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역시 황금시대는 지나갔나 봅니다.





여신 마리아(월터 테비스 1980.7)
폴 뉴먼주연의 영화로 잘 알려진 '허슬러'의 원작소설 작가의 SF.
죽은 여인의 정신이 행성과 하나되어 행성 그 자체가 되어버린다는 설정과 그 행성에 남겨진 남편의 이야기는 로저 젤라즈니의 '영구동토'를 연상시킵니다. 여신 마리아보다는 영구동토쪽이 좀 더 풍성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마는 이 쪽의 발표시기가 6년이 빠르군요(영구동토는 1986년 작). 참고로 로저 젤라즈니는 87년도에 영구동토로 휴고상을 받았습니다.

냉동 여행(필립 K. 딕 1980. 12)
1982년에 사망한 필립 K. 딕의 마지막 단편입니다. 그의 소설집에는 '나는 곧 도착하기를 희망한다-I Hope I Shall Arrive Soon'으로 실려있답니다.
항성간 여행 중 냉동보존장치에서 의식만 살아있게 되어버린 남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컴퓨터가 제공하는 환상 즉, 일종의 매트릭스에 빠져 10년간 냉동보존되어버린 남자의 죄의식을 엿볼 수 있습니다.

지아니(로버트 실버버그 1982. 2)
18세기에 요절한 작곡가 지오바니 바티스타 페르골레시를 미래로 소환하여 살려 놓으니 결국은 자기파괴인 그의 성향 때문에 두번째 요절을 해버리더라는 운명에 대한 이야기.

우주 비둘기(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 1982. 5)
우주선 '희망호'의 덜 떨어진 승무원들이 우주 탐사를 하면서 겪는 여러가지 불운한 사건을 다룬 시리즈 중 한편입니다.
스타 트랙의 풍자물이라고 생각하면 편하군요.

지구의 후예들(하워드 월드롭 1985. 8)
미키와 도날드 덕과 구피가 인류멸망 이후에도 살아 남았습니다.
물론 놀이동산 로봇이고, 이름은 미크와 던과 거프입니다.

지구 방송국 찰리(빌리 크리스털 1986.12)
아카데미 수상식의 사회자이자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그분 맞습니다.
과학적인 근거따위 개에게나 줘버리고, TV가 문제랍니다.

느리게, 느리고 뜨겁게(조지 앨록 에핑거 1988. 5)
사이버 섹스 스타에게도 나이란 무서운 것입니다. 그러나 더 두려운 건 소유하지 못하리라는 사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이 알고 있다는 지겨움이겠지요. 인터넷 AV 아이돌들이 그러하듯이

부분의 합보다 많다(조 홀드먼 1985. 5)
영원한 전쟁의 작가의 조 홀드먼의 단편입니다. 사이보그 확장수술로 죽다 살아난 엔지니어가 자신의 새로운 힘에 도취되어 갑니다. 기계장치로 신도 악마도 될 수 있다면 쇠돌이는 정말 착한 놈입니다.

센 옌 바보와 천국의 군대(쳇 윌리엄슨 1987. 8)
TV 전도물과 프로 레슬링의 절묘한 조합. 그러나 그 어디에도 예수는 없답니다.

작전 지역 에메랄드(루셔스 셰퍼드 1988. 2)
로널드 레이건이 주기적으로 니카라과를 때릴 때 쓰여진 미래전장의 이야기.

고스트의 기준(윌리엄 텐 1994.12)
규소형 우주인이 만든 구명선에 식량 없이(당연히 규소형 우주인들은 비상식량으로 모래와 자갈의 등가물을 남겼다) 조난당한 지적 영장류와 지적 갑각류의 생존을 건 낱말게임 이야기. 결론은 컴퓨터가 나쁜놈이였어...

사내 연예(테리 비슨 1997. 2)
마이크로서프 오피스 6.9버전에서 일하는 켄678과 메리97이 '복사'와 '검증'사이 '복도'의 '윈도'앞에서 벌이는 연애이야기.
그의 '폴더'는 항상 미친듯이 깜박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