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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폭력의 세기를 고발한다 - 박노자 지음/인물과사상사 |
한국의 사회적 폭력성의 근원을 찾아보는 보고서입니다.
재벌문화, 배려 없는 사회와 폭력성, 자본의 야만성, 군대문화 등등 우리가 극복해야할 여러가지 문제들의 근원을 제3공화국과 유신체제에서 찾던 저에게 "그거 그거 생각보다 뿌리가 깊거든~"이라며 속삭이는 듯 합니다.
물론 시대적인 한계를 잊으면 안되겠습니다마는 근대의 참 모습이라는 것.
생각보다 팍팍하더군요.
식산흥업, 교육진흥, 애국계몽, 민권신장이라 했습니다만 식산흥업은 노동자, 농민이 배재된 자본축적의 길을, 교육진흥은 전체주의적인 사고방식과 근육의 힘을 숭상하고 군대를 찬양하는 방식으로, 애국계몽은 국가주의, 민권신장 역시 일정 정도 한계가 있는 수사였답니다.
독립운동가 사이에서 지역감정이 잉태되었다니 이 또한 슬픈일입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우리가 알고 있는 여러 개화기 인사들이 성인군자가 아니라도 그들의 노력이 헛되다거나 나쁘다가 아니라 그 시대에는 그 시대의 한계가 있는 법이고, 나라의 운명이 바람 앞의 등불인데 역사를 왜곡해서라도 자부심을 가지고 싶고, 서양의 힘을 따라 배우고 싶고, 개인이 매몰되더라도 전체를 살고 싶었겠지요. 오히려 문제는 그 시대의 의식이 아니라 그 시대의 의식을 아직도 극복 못한 지금에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의 취지가 독립운동가와 개화기 지식인들을 폄하하려는데 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의식이 언제 어떻게 형성되었음을 알고 개선해보자에 있다면 개화기 식자들의 한계가 다르게 다가옵니다.
개화기 개혁론자들을 미화하고 추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다음을 생각해 볼만한 시작점을 찍어주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국민들을 상대로 에티켓을 가르치려는 정부가 집권하고 있는 현재가 병맛이라면 다음은 어떤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그냥 지금이 싫다가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만들겠다가 미래를 불러 올 힘이 될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개화기 인사들은 자신의 시대의 한계 내에서라도 그런 고민들을 했고, 그 고민의 결과가 아직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징하게도...
이제는 근대성이라는 것도 극복해 볼 때가 돼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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