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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클로버문고의 향수

imuky 2010. 10. 16. 17:58
클로버문고의 향수 - 6점
클로버문고의 향수 카페 지음/한국만화영상진흥원

1970년대를 대표하는 만화문고인 클로버문고.
총 429권의 역사를 담은 책입니다.

색인을 포함해서 752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입니다마는 한장 한장 어린시절의 추억을 떠올려 볼수 있는 귀중한 자료들이 담겨있습니다. 옛날 책표지, 만화 내용과 작가에 대한 간단한 설명, 그리고 한 두페이지씩 실린 만화는 가슴 한구석을 먹먹하게 하는 그리움으로 다가옵니다.

재미있게 읽을만한 꺼리는 아니지만 추억의 자료로써 소중한 가치를 지니는 책이죠.

네이버에 있는 '클로버문고의 향수'라는 카페의 회원님들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노력으로 세상에 선보이게 된 책입니다.
그러고 보니 만화규장각지식총서 008번이라고 쓰여 있군요. ^^)

사실 그 많은 만화책들을 다 읽어 본것은 아닙니다. 저희 집이 그리 부자도 아니였고, 대부분의 만화들이 70년대 전성기를 누리던 어린이 월간지에 실렸던 연재작들이라 클로버문고라는 단행본 형태보다는 연재물로 접했었지요. 제 용돈으로는 월간지들을 다 사 볼수가 없어서 앞집 형이랑 매달 서로 다른 월간지를 사서 바꿔보던 기억이 세록세록 납니다. 요즘 아이들은 잘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퉁퉁이가 항상 진구의 만화책을 빼앗아 보고, 비실이가 만화책 들고 잘난척하는 도라에몽의 상황이 그 당시에는 무척 현실적인 매일 매일의 사건이였지요.

길창덕 선생님의 신판 보물섬, 선달이 여행기, 박달 도사 같은 명랑만화들... 박수동 선생님의 땅콩찐콩, 별똥 탐험대를 보며 키득거리고, 신문수 선생님의 도깨비 감투, 원시소년 똘비에 시간 가는 줄 모르며, 윤승운 선생님의 요철 발명왕을 보며 지하연구소를 만들고 싶어하던 어린시절이 바로 어제 있었던 일처럼 새롭습니다.

그런데 방학기 선생님의 SF만화인 타임머신은 그 당시 분명 소년중앙을 열심히 사 봤었는데 전혀 기억이 없고요. 아마도 그 원인은 일본만화 카피본인 에이트맨(우리나라 제목은 생각이 안나네요)의 기억이 워낙 강렬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은하철도 999의 모사본인 우주 여객선은 진짜 해적판을 사 봤었던 것 같고, 이정문 선생님의 철인 캉타우는 지금 봐도 정말 좋은 그림입니다.

프로레슬링 만화 제왕은 오랫동안 인상만 남아있고 제목도 내용도 떠오르지 않았었는데 이번에 확인했고요. 허영만 선생님의 무당거미의 전신인 변칙복서가 클로버문고로도 나왔었더군요. 이두호 선생님의 바람처럼 번개처럼이 유령타자라는 엉뚱한 제목으로 클로버문고로 출간 되었다니 이거야 원, 당시에라도 몰라봤었을 겁니다.

이우정 선생님의 수리수리 마구단을 보니 이 선생님은 항상 용두사미였어라는 기억도 따라서 떠오르더군요. ^^)a

또 한가지 이번에 알게된 놀라운 사실은 오랫동안 찾고 있던 순정만화 은발의 아리사가 제 기억에만 있는 만화가 아니라 황수진 선생님의 그림으로 실재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문제는 달려라 소년이여라는 기억에는 없는 축구만화의 권말에 붙어 있다는 겁니다. 드릴과 박력의 소녀 모험만화가 어떻게하다 축구만화 뒤에 붙어있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무지무지 반가웠습니다. 은발의 아리사... 실재로 본 만화였던 겁니다. 하하하

이 밖에도 불링불링한 옛날 소녀만화의 그림들과 김삼 선생님이 그리신 사랑방 이야기에 나왔던 불가사리의 엉덩이를 다시 보고 만화 율리시스의 작가가 배희길 선생님이였다는 것을 알게된 것은 커다란 기쁨이였습니다.

이 책이 나올 때까지 애써주신 관계자 여러분에게 감사해야 겠지요.
"정말 고맙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사진 한두장, 내용 정리로 읽으려니 아쉬움도 크네요.
다시 보면 촌스럽고 이상하겠지만 만화책으로 다시 봤으면 하는 책들이 정말 많습니다.
어깨동무에 연재되었던 주먹대장도 보고 싶고요. 기타등등 기타등등 정말 다시 볼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6학년 때 할머니가 모아 놓은 만화책들을 강냉이로 바꿔먹지만 않으셨어도 이 정도로 빈손일리는 없는데 말이죠.
헝~ ㅜ,.ㅜ

"할무이~ 왜 그러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