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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민담에 나오는 오니(おに)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학술적인 연구 자료들을 찾아 본 것도 아니고, 정답일리도 없지만,
혹시 오니들은 현재의 주류 일본민족과는 좀 다른 이민족들이 아니였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정복 대상이나 미지의 종족을 미개인이나, 비문명인, 혹은 귀신 같은 타자로 분류하고 배척하며 폭력을 정당화하는 것이 일반적인 이야기의 구조라면 모모타로가 정복한 오니들이야 말로 일본에 가까웠던 어느 섬마을의 선량한 사람들이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그 이유지요.

같은 논리로 숲 속의 작은 사람.
혹은 요정들은 무엇이였을 까요?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키가 작으며 장난이 심하고 부산스러운 존재.
착하고 친절하지만 간혹 잔혹해지기도 하는 예측불허의 성격.

그래요.

어린아이들의 모습과 비슷하지요.





그래서 전 상상합니다.
숲 속의 작은 친구들이 사실은 숲 속에 버려진 아이들이 아니였을까?
어떤 이유였던지. 무슨 사연이였든지.
부모 없이, 돌봐주는 사람 없이 숲에 버려져 스스로 생존해야 했던 아이들의 무리 아닐까?
그리고 시간의 흐름을 타고 무뎌진 양심이 그 아이들의 이야기 속의 요정으로 미화시킨 것이 아닐까?
라고 상상합니다.



나뭇잎 사이를 비집고 내려온 햇살 아래, 커다란 나무 뭉치 뒤에서 나타나 겁먹은 눈과, 경계하는 몸짓으로 주인공을 맞이하는 작은 사람이 사실은 더러운 누더기와 흙투성이 어린아이가 집으로 돌아갈 기회를 잡아보려 발버둥 치는 모습이 아니였을지?
혹은 예측불허의 장난과 소란은 자신들을 버리고 배척한 어른들에 대한 순수한 분노가 아니였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