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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클라크 단편 전집 1953-1960 - 8점
아서 C. 클라크 지음, 고호관 옮김/황금가지

부질 없는 짓인 줄은 알지만 빅3급쯤 되면 다른 거장들과의 비교를 안할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서 과학자 출신 부자가 이야기에 등장한다면 다른 거장들은 어떻게 묘사했을까? 같은 질문 말입니다.

아마도 아시모프 같으면 좀 더 유머러스하게 상황을 설정했을 것 같고, 하인라인 같으면 저작권을 어떻게 관리해서 부자가 되었는지를 묘사했겠지요. 반면에 아서는 미래의 과학자가 자신의 발명품으로 부자가 되는 것은 마치 당연한 일인 듯합니다. 이런 문제(구체적으로 돈)에대해서는 하인라인보다는 낙천적이고 아시모프보다는 드라이 합니다.
아시모프의 소재가 주로 로봇이다 보니 인간. 하인라인이 사회라면 아서의 주된 관심은 우주이다 보니 보다 교양서적이고 낭만적인 미래상이 펼쳐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가 봅니다.

아무튼 이 책은 아서 클라크의 1953부터 1960년 사이에 발표된 단편들의 모음집입니다.
일부는 인류가 달에 가기도 전에 발표된 것들이라 시대에 뒤떨어진 것도 있지만 실현 가능한 미래에 대한 낭만적인 예측들은 지금도 가슴을 설레게 하는 구석이 있습니다.

총 33편의 단편이 실려있으면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다른 호랑이(The Other Tiger)
1953년작으로 원제는 '반박'이였으나 《판타스틱 유니버스》의 편집자인 샘 머윈이 프랭크 스탁턴의 잊혀진 고전'숙여일까? 호랑이일까?'에 헌정하는 의미에서 제목을 바꾸었답니다.
가능한 모든 우주가 존재한다는 개념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제 앞에 호랑이가 나타나는 우주도 있겠지요. 앞으로 그 사실을 증명할 가능성은 없겠지만 말입니다.

홍보활동(Publicity Campaign)
1953년 《런던 이브닝 뉴스》에 첫 게재.
지금이야 ET덕분에 착한 외계인도 있을 수 있다는 시대이지만 이 작품이 발표될 당시만 해도 편집증적인 공포가 만연하던 시대입니다. 냉전이라는 이름의 배척은 호의적인 의도로 다가오는 외계인에게도 적대적인 대응을 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들고, 그 결과 인류는 한순간에 멸망합니다.

무기경쟁(Armaments Race)
1954년 4월 《어드벤처》 에 첫 게재.
헐리우드의 특수촬영 담당자는 좀 더 그럴싸한 무기를 만들다가 결국 진짜도 만들어 버립니다.
놀랍게도...

해저목장(The Deep Range)
1954년 4월 《아거시》에 첫 게재.
고래 목장의 일상을 소재로 한 작품입니다. 1957년 같은 제목의 장편으로 개작되었습니다. 

더 이상 아침은 없다(No Morning After)
1954년 오거스트 덜레스가 편집한 『다가올 시간』에 발표
500광년이나 떨어진 친절한 타르인들은 태양폭발 74시간 전에 어떻게든 공간을 잇는 다리를 통해 더 많은 지구인들을 살려보려고 하지만 굳게 닫힌 지구인들의 마음은 열리지 않습니다. 텔레파시 따위는 들을 마음이 없는 사람에게는 무용한 통신수단이데다 들었다고 해도 믿지 않으면 그냥 죽는 수 밖에 없습니다.

대박의 꿈(Big Game Hunt)
1956년 11월 《어드벤처》에 '무모한 자들'이라는 제목으로 첫 게재.
뇌의 전기적인 신호를 해석하여 동물을 조정할 수 있는 기계를 발명한 사람이 거대 오징어를 조정하다가 목숨을 잃습니다.

특허 심사(Patent Pending)
1954년 11월 《아거시》에 .발명'이라는 제목으로 첫 게재.
인간의 감각을 기록하고 재생할 수 있는 기계장치를 발명했으나 발표해 보지도 못하고 죽은 어느 불행한 과학자에 대한 이야기. 가상현실이 등장하기 50년 전에 그 가능성을 생각해 봤다는 것이 포인트!!

망명자(Refugee)
1955년 7월 《매거진 오브 판타지 앤드 사이언스 픽션》에 '?'라는 제목으로 첫 게재.
20대 초반의 영국왕자가 신하들을 속이고 '역장 상쇄 추진기'가 달린 행성간 우주선에 몰래 탑승한 이야기. 아서는 영국와실에 애정이 있었던 걸까요?

동방의 별(The Star)
1955년 11월 《인피니티 사이언스 픽션》에 첫 게재.
그 유명한 예루살렘의 별에 관한 이야기.
'서기 2500년'이라는 주제로 《옵저버》에서 개최한 단편소설 공모전에 출품한 작품이고, 2등 상도 타지 못했지만 1956년 휴고상을 받았다. 아서 클라크의 단편 중 손꼽히는 작품임에도 첫 등장은 미미했었다는 것이 위안(?)이 되는 작품.

반중력(What Gose Up)
1956년 1월 《매거진 오브 판타지 앤드 사이언스 픽션》에 '반중력.....'이라는 제목으로 첫 게재.
중력우물에 대한 이야기. 과학 교양!! 이로군요.

달을 향한 모험(Venture to the Moon)
1956년 《런던 이브닝 스탠더드》. 6개의 독립적인 단편이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도록 쓴 글.
달을 향한 미국, 러시아, 영국의 탐사선이 동시 출발이라는 서로의 약속을 깨고 먼저 출발하지만 셋다 같은 생각이였기 때문에 결국은 동시출발 해버렸다는 이야기부터 달에서의 화살쏘기. 달에 식물을 심으려는 노력. 다이아몬드 광산의 발견. 나트륨을 이용한 우주 최초의 광고(코카콜라였음). 그리고 세금문제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유머러스하고, 때로는 심각하게 펼쳐집니다. 평소의 아서라기 보다는 아시모프나 하인라인 같은 구석이 언뜻 보이는... 그렇기 때문에 좀 더 재미있는 단편입니다.

평화주의자(The Pacifist)
1956년 10월 《판타스틱 유니버스》에 첫 게재.
터미네이터의 사이버다인 같은 존재를 만들지만 다행인 것은 이 전쟁 컴퓨터를 만든 사람은 일종의 컴퓨터 바이러스 같은 것을 심어서 슈퍼컴을 평화주의자로 만들어 버리는군요. 1956년이라는 년도를 새삼 확인해 보지만 아무튼 대단!

육식식물(The Reluctant Orchid)
1956년 12월 《새털라이트》에 첫 게재.
육식 식물에 대한 뻔한 이야기 같지만 결국 기르는 환경에 따라 야생성 따위는 손쉽게 날아갈 수 있음을 보여주면 끝. 그보다 더 큰 교훈은 욱식 식물을 이용해 완전범죄를 꿈꿔보지만 안돼는 놈은 끝까지 안된다는 것을 증명해 버린 주인공.

주동자(Moving Spirit)
1957년 『하얀사슴 이야기』에 첫 발표.
집에서 밀주를 담그다 법정에 선 미친과학자에 관한 야부리.

어민트루드 인치 내던지기(The Defenestration of Ermintrude Inch)
1957년 『하얀사슴 이야기』에 첫 발표.
하얀사슴의 이야기꾼 해리 퍼비스의 개인사적인 뻥!

궁극의 멜로디(The Ultimate Melody)
1957년 2월 《이프》에 첫 게재.
궁극의 멜로디를 찾으니 그 멜로디에 빠져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군요.

지구의 다음 세입자(The Next Tenants)
1957년 2월 《새털라이트》에 첫 게재.
지구의 다음 세입자는 흰개미.

냉전(Cold War)
1957년 4월《새털라이트》에 첫 게재.
말 그대로 얼음 전쟁.

잠자는 숲속의 미녀(Sleeping Beauty)
1957년 4월《인피니티 사이언스 픽션》에 첫 게재.
지스문트 스노어링(snoring-코를 곤다는 뜻)라는 이상한 이름의 코골이 환자의 이야기.
코골이 치료를 위해 잠을 안자는 처치를 받았다가 그 조치를 되돌리자 이번에는 잠만 자는군요. 말장난으로 시작된 농담 한판.

보안 점검(Security Check)
1957년 6월 《매거진 오브 판타지 앤드 사이언스 픽션》
TV SF드라마의 무대디자이너가 무의식 중에 진짜세계를 보았나 보군요.

바다를 캐는 사람(The Man Who Ploughed the Sea)
1957년 6월《새털라이트》
54년에 마이애미에서 썼다는데, 해수에서 우라늄을 추출하는 장비가 현실에서도 가능하다는군요. 은근히 자신의 예측을 자랑하는 아서의 코멘트가 귀엽습니다.

임계질량(Critical Mass)
1949년 3월《릴리푸트》에 실린 거을 개정하야여1957년 8월 《스페이스 사이언스 매거진》에 수록함.
원자력 연구소쪽에서 나온 트럭이 뒤집어집니다. 모두들 최억의 사고를 예상하지만 알고 보니 벌통이 뒤집어 진것이로군요.

하늘의 저편(The Other Side of the Sky)
1957년 9/10월 《인피니티 사이언스 픽션 매거진》. 연작 단편소설 '달을 향한 모험'의 성공 덕분에 쓸수 있었던 시리즈.
궤도를 벗어난 우편선이 태양 주위를 공전해 돌아 올 시간은 서기 1만 5862년 어느 이른 봄이 될것이라는 지극히 과학적인 이야기와 우주선안의 노란 카나리아의 용도. 조난된 우주정거장 모듈에 갇힌 사람들이 진공을 넘어 구조되는 이야기 같은 것이 실려 있습니다.
이 밖에 위성 중계 시스템이라든지 화성행 로켓을 떠나보내는 심정 등. '달을 향한 모험'에 비해서 훨씬 아서 다운 이야기들이 시리즈로 펼쳐집니다.

빛이 있으라(Let There Be Light)
1957년 9월 5일 《던디 선데이 텔레그래프》
SF의 영원한 클리쉐. 살인광선 이야기.
과학적이고 실현 가능한 살인광선은 거울로 태양광선을 모아서 비춰주는 것!! 비록 눈이 부셔서 일어난 교통사고라도 살인광선은 살인광선이라는 뻔뻔함이 백미.

우주의 카사노바(Cosmic Casanova)
1958년 5월 《벤처》에 첫 게재.
주인공은 5000년전 항성간 탐사 초기의 개척자들이 세운 잃어버린 식민지와 접촉한다. 그리고 화상으로 만난 여성에게 홀딱 반해버리고 만다. 문제는 지난 5000 사이 행성 식민지의 저중력은 그녀를 거인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만나보고야 알아 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머나먼 지구의 노래(The Songs of Distsnt Earth)
1958년 6월 《이프》
역시 잃어버린 초기 행성 식민지의 일화.
장대한 스케일의 행성간 식민지 개척의 일부분으로 이민 중 사고를 만난 우주이민선단이 선배 개척자들의 별에 들려 보급을 받고 떠난다는 간단한 줄거리에 원주민 처녀와 뱃사람의 로맨스를 가미한 쌉싸름한 이야기.

가벼운 일사병(A Slight Case of Sunstroke)
1958년 9월 《갤럭시》에 '태양의 손길'이라는 제목으로 첫 발표.
이것도 살인 광선이야기. 태양광선을 사용한다는 것도 동일. 그러나 축구 광팬의 힘은 매스게임하듯이 관중석에 모여서 반사판을 한점에 몰아 심판을 태워죽일 정도로 무섭다.

거기 누구냐?(Who Gose There?)
1958년 11월 《뉴월즈》에 첫 게재.
아무도 없을 것이라 믿었던 우주에서 누군가가 뒷덜미를 간지른다면 그것이야 말로 공포!!! 그런데 알고보니 고양이가 우주복 안에 새끼를 낳아 놓은 것이라면 흐믓한 에피소드가 될 것이다. 
이 단편에서도 아서는 과학적인 배경과 상황(장르 작가의 덫이자 희망)을 설명하느라 주인공의 심리나 글쓴이가 독자를 상대로 구사할 수 있는 트릭은 배제하고 있다. 이 점 때문에 그의 소설은 과학적으로는 올바르지만 재미는 좀 덜하다. 

요람을 벗어나, 우주로(Out of Cradle, Endlessly Orbiting)
1959년 3월 《주드》
달기지에서도 아기가 태어날 수 있습니다

나는 바빌론을 기억한다(I Remember Babylon)
1960년 3월 《플레이 보이》
아서 C. 클라크 본인이 등장하여 위성방송 미디어의 선정적인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시간이 말썽(Trouble with Time)
1960년 6월《엘러리 퀸 미스터리 매거진》에 '화성의 범죄'라는 제목으로 발표
화성의 사이렌 여신상이라는 유물을 훔친 범죄다가 날자 변경선을 착각해 잡혔다는 소품. 추리는 없음.

혜성 속으로(Into the Comet)
1960년 10월 《매거진 오브 판타지 앤드 사이언스》
혜성의 핵에 갇힌 탐사선이 고장난 컴퓨터 대신 주판을 사용하여 탈출한다. 과학적인 난관을 인간의 지혜로 어떻게든 극복한다는 전형적인 SF소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