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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것들에 대한 기억 - 8점
김원 지음/이매진

제목이 참 이상하죠?

진짜 잊혀진 것들에에 대해서는 기억도 있을 수 없을 텐데, 잊혀진 것들에 대한 기억이라니요?
결국, 진짜 잊혀진 것이 아니라 잊은듯이 살고 있는 과거의 어느 시점에 대한 기억을 들쑤시는 책이라는 얘기이겠지요.  

"잊을 수 없기에 잊은 듯이 살고 있는 사건과 사고, 관계와 상처를 쫌 돌아보자."
뭐 이런 뜻이 담긴 제목이라는 생각입니다.

책에 내용은 지은이인 김원교수가 1999년에 출간한 박사논문을 12년만에 개정 출간한 것입니다.
(실제 박사논문은 더 일찍 쓴 것인데, 1999년에 1차 출간하고, 이번이 2번째 출간입니다)

80년대 운동권의 (하위)문화에 대한 김원교수의 연구는 대의에 묻혀 지나가 버린 대학시절의 기억들을 근간으로한 현대 미시사의 거름일 수도 있겠습니다. 아무튼 그 시대를 지나온 당사자이다 보니 소화하기에는 좀 힘든 이야기였고요.

지은이의 의견에 공감하거나, 동조하거나, 지지하거나를 떠나서 이런 종류의 기록에는 '기록한다'라는 행위자체의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감상평이든, 비평이든, 비난이든을 할만한 건덕지는 없습니다.
다만 80년대에 대학을 다녔던 사람들의 심층 인터뷰를 읽으며 남 몰래 눈물이 나서 힘들었다는 이야기와 약간의 고백이 이 책에 대한 감상으로 충분하지 않나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