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피로해!!!" 입니다.
너무나도 현란한 액션이 쉴새없이 눈을 공격하다보니 영화 종반부쯤에서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군요.
몇년 사이 놀랍도록 발전한 3D기술은 기묘한 잔상이나 겹침없이 훌룡합니다.
내용도 전작에 비해서 신경 많이 쓴 티가 팍팍나고요.
액션장면 연출도 멋있습니다. 그리고 덕분에 눈이 혹사당합니다. ㅎㅎㅎ
그러나, 정말 메간 폭스가 나오지 않는 점만 뺀다면 시리즈 중 최고의 영화라고 할 수 있겠더군요.
(솔직히 칼리역의 로지 헌팅턴-휘틀리는 대부3의 소피아 코폴라만큼이나 몰입을 방해합니다)
도입부의 아폴로계획의 숨은 비밀을 밝히는 페이크다큐형식은 최상의 퀄리티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제법 흥미롭습니다.
매일 밤 우리의 머리위에 떠오르는 달에 뭔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떡밥은 언제들어도 매혹적인게 사실입니다.
게다가 그곳에 대규모 행성 텔레포트장치와 오토봇의 옛지도자가 잠들어 있었다라니...
왠지 진짜라면 참 멋지겠다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러나 그 생각은 영화를 감상하는 중간 산산히 깨지고 맙니다.
SF세계에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터프한 일인지 디셉티콘을 비롯하여 오토봇까지 나서서 몸소 실천해 보여주시니까요.
전작의 액션씬들이 아무리 파괴적이여도 일상생활과는 무관한 불꽃놀이처럼 표현되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좀 더 리얼한 접근을 시도합니다. 고속도로를 멀쩡히 잘 달리고 있던 무고한 일반시민들이 트랜스포머들의 격투에 휘말려서 많이도 죽어 나갑니다. 게다가 디셉티콘 때문이라면 이놈들은 악당이니까라며 기만이라도 할텐데 오토봇의 행사에도 무고한 시민들이 휘말리는 장면을 여과 없이 보여줄때는 솔직히 "이 사람, 왜이래?"라며 감독이 뭔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 지기도 하더군요.
설마 SF세계의 터프함을 일부러 보여주려고 하는 것도 아닐텐데 말이죠.
아무튼 이번 작품에서는 사람들 참 많이도 죽습니다.
아주 작정하고 보여주더군요.
물론 샘은 공중에서 디셉티콘의 비행체에 매달려서 곧바로 지상으로 곤두박질쳐도 무사합니다.
순간적으로 '라스트 액션 히어로'가 떠오른 것이 저만은 아니겠죠?
전 세계를 상대로 하는 영화이니 분명 한명이상은 있으리라 믿습니다. ^^a
그리고, 스포일러!
신규 캐릭터인 센티널 프라임은 프라임으로써의 자신의 임무를 배신함으로써 옵티머스가 유일한 프라임임을 다시 한번 증명합니다. 게다가 자신의 행성, 사이버트론을 지구궤도 상으로 끌어 올 생각을 하다니 이게 제정신인가 싶습니다.
그만한 질량이 그렇게나 지구 가까이 등장한다면 두 행성 모두 온전할리가 없다는 상식은 안드로메다 저편에나 있나 봅니다. 시각적인 효과야 멋지십니다만 좀 무리수였던듯 합니다.
참, 그러고 보니 영화 초반부에 샘과 칼리의 아파트에 있는 TV에서 재방송하던 스타트랙의 에피소드가 스팍이 미쳐서 엄한 짓하는 에프소드랍니다. 센티널 프라임의 목소리연기를 레너드 리모이가 맡고 있는 것에 대한 작은 농담이자. 센티널이 미쳤다는 복선이로군요. 별 장난을 다치는 감독님이십니다. 그려 ^^
그리고 요즘 유행이 되다시피한 속편을 위한 떡밥도 자제하고 디셉티콘측 주요인사들을 모조리 황천길로 보내버리시는 용단에는 이것이 마지막이로구나라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그렇다고해서 후속편을 절대 안만들꺼라는 보장은 없지만 이대로라면 다음 작품을 만들더라도 어쩔수 없는 억지논리가 등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만큼 디셉티콘측이 박살을 넘어서 '제명'이 되어버리는 결말입니다. 어떻게 살아나도 어색할 지경으로다요.
(스필버그 제작자님께서는 욕심이나도 당분간은 자제하셔야 할듯 합니다. 인디아나 좀비를 5편이나 만드시겠다는 분이니 얼마나 자제하실지는 미지수입니다마는....)
아무튼 2시간이 넘는 상영시간 내내 3D 롤러코스터를 탄듯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여름 블록버스터의 정석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로봇 격투액션도 보다 세련되져서 이 이후로 만들어질 거대로봇 애니들은 어쩌나 싶어질 정도이니까요.
일본쪽 애니메이터들이 편하게 살길은 막힌겁니다.
뭐 그것도 일본에서 거대로봇물을 또 만들었을 때 이야기고, 일본에서는 이제 사양길에 확실히 들어선 거대로봇 애니가 미국에서 이렇게 꽃피울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이제는 거대로봇을 보려면 일제가 아니라 미제를 봐야할텐데 다음에는 뭐가 나오려나요?
실사판 볼트론은 잘 진행되고 있나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