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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아룬다티 로이라는 여자가 있다.

인도의 3가지 측면, 그러니까 IT강국, 떠오르는 경제 대국으로써의 인도와 요가와 정신세계라는 신비로운 인도, 그리고 모순의 인도 중에서 사람들이 피 흘리며 부딪끼는 모순의 인도를 고발하는 여자이다.

'작은 것들의 신'이라는 소설로 세상에 데뷔했으나 사회 운동가로써의 역활에 더욱 충실한 그녀의 연설문 모음이 '보통 사람들을 위한 제국 가이드'이다.

그녀는 2002년 3월 구자라트 에서 우익 힌두교 폭도들에게 살해된 2000명의 무슬림과 고향에서 쫓겨난 15만명의 무슬림에 대해 고발한다.

그녀는 항구적인 폭력에 시달리는 달릿과 기독교도, 시크교도, 아다바시 등과 함께 걷는다. 그리고 아라파트헤이트는 끝났지만 남아공의 흑인가구 하위 40%의 수입이 약 20% 감소했으며 200만명이 살던 집에서 쫓겨났다는 사실. 매일 600명이 에이즈로 죽고, 국민의 40%가 실업 상태이며 기본적인 서비스의 사기업화로 수백만명이 상수도와 전기를 차당 당했다는 현실을 고발한다.

그녀는 세계화, 신자유주의, 미국의 제국화에 맞서 싸운다.
그녀는 '진실'을 직시하고 '현실'을 웅변하며 냉정한 통계를 열정적인 문장으로 바꾸는 재주가 뛰어나고 우리가 노력하면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이 투철하다.

그런데 왜 싸우는 사람은 항상 싸우는 걸까? 그들이 안심하고 휴식할 수 있는 세상은 왜 만들어지지 않는가? 왜 걸음을 멈추면 시시한 인생이라는 열패감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가?

그 이유는 '진실만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생각은 환상이며 진실만으로는 자유로울 수 없다'이다. 그리고 이를 주장하는 책이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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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미국의 인지과학자 조지 레이코프는 진보주의자들은 세상에 진실을 알리면 모두 올바르게 행동할 것이다. 아니 최소한 자신의 이익을 지키려고는 할 것이라고 믿지만 그건 환상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많은 유권자들이 자기 이익과는 반대로 투표하며 그들은 투표소로 들어가게 하는 동기는 그들의 가치와 정체성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것을 우리나라에 적용해 보면 노동자들이 민노당에 투표하지 않는 것은 민노당이 노동자의 권익을 위하는 당이라는 것을 몰라서도 아니고, 사회구성체의 진실, 혹인 진심이 전달 되지 않아서도 아니며, 참여 정부의 개혁정책이 욕을 먹는 것은 단지 홍보부족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날카롭게 알아챌 수 있다.

사람들이 움직이는 이유는 조지 레이코프의 주장에 따르면 '프레임'이며 이는 생각의 틀을 말한다.
즉, 언어와 개념의 영역에서 우위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현실 정치에서 실패한다는 점을 강조한 말이다.

보수와 진보를 '엄격한 아버지'와 '자상한 부모'라는 다소 식상하고 일반화된 모델로 설명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최소한 나와 나의 아버지 사이 처럼 정치적 이견으로 일찍부터 각방쓰는 사이라면 두사람 사이의 대화에 도움이 될만한 자세나 방법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책이다.

단, 이 책에도 나와 있듯이 '완고한 보수주의자들을 개종시킬 수 있다고 기대하지는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