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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인물과 사상 2012.01

imuky 2012. 1. 25. 12:10
인물과 사상 2012.01 - 6점
인물과사상 편집부 엮음/인물과사상사

어디에는 유행이 없겠습니까마는 인문/사회/비판이라는 영역에서도 분명 유행하는 인물이 있습니다.
80년대에는 학생운동권과는 별개로 치면 (미워도) 이문열의 시대였고, 그 이후 실명비판이라는 깃발을 들고 나타난 강준만의 시대도 있었지요. 물론 아직도 계속 새로운 인물이 나서고 있기는 합니다. 한 때는 진중권의 시대도 있었을 것이고, 김어준의 시대도 지나가겠지요. 이렇게 진보에 심정적으로 동의하고, 수꼴은 싫은 사람들의 정치적인 견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여기서 집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한 때 강준만이 갑이던 시절이 있었고, 유행은 지나가고 관심은 줄었지만 여전히 그의 시각이나 시점에 유효한 점이 있다는 판단입니다.

1월의 표지는 신경민 전 MBC 뉴스데스크 앵커입니다.
인터뷰 중에는 정치는 안하실 것 같아 보였는데, 현재는 민주통합당 대변인이 되셨군요.
정년퇴임 이후이니, 한 직종을 끝내고 인생 2막! 새로이 찾은 자리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인물 포커스는 김제동입니다. '지극히 상식적인 당신의 염치를 응원한다'라는 부제에 모든 설명이 요약되어 있습니다.

강준만 선생님은 영어를 통한 미/유럽사를 쓰시기 시작했군요.
단어의 어원을 찾으면 인문사회학적인 개념까지 설명가능하다는 강 선생님의 지적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나중에 사전으로도 편찬되기를 기원합니다.

이번 1월호의 가장 논란이 될만한 글은 조준현 참사회경제교육연구소장이 쓰신 '진보는 FTA에 찬성하면 안되는가'입니다.
결론을 살펴보면 결국 한미FTA는 한국과 미국의 어느쪽의 일방적인 승리 혹은 이익이라고 말할 수 없다. 입니다. 물론 한국의 모든 계급, 모든 집단의 이익은 아니며 이익을 얻는 쪽에서 손해를 입는 쪽으로 그 이익이 분배되도록 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다만 (전통적인 관점에서) 일방적으로 손해보는 계급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옹호하지 않으면서 '진보'라는 타이틀을 달 자격이 있느냐?라는  문제는 남습니다. 백번 옳으신 말씀입니다마는 계급적인 입장에서 다시 살펴보시고 다듬으셔서 저자 본인의 계급적인 입장을 정리하신 다음에 '진보'든 아니든 제목을다시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듯 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오노 요코는 뭐라하셔도 존 레논의 아내라는 타이틀 이상으로 다가 오지는 않습니다. 이번호의 니체 읽기는 특히 흥미롭군요. 따로 한마당이 필요할 정도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노숙자'문제는 여러가지 고급스럽고, 고공스럽고, 고풍스러운 정치 논쟁이 난무하는 마당에 쉽게 잊혀지는 문제를 다시금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인물과 사상>의 힘이 느껴집니다.
전투력은 예전만 못한 것 같지만 필요한 곳에는 필요한 관심을 두는 것이야 말로 진짜 힘이라 믿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