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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훈 작가의 월야환담 시리즈도 나오지 10년이로군요.
여러가지 어른들의 사정으로 시리즈가 중단된 4년을 빼더라도 꽤나 길게 이어지던 시리즈인 것은 확실합니다. 그리고 대한미국 판타지시장의 맨살이기도 하지요.

20만부의 판매고는 책대여 시장이 아직 살아있던 시절에 올린 허상이고요.
아무도 판타지소설을 소장하려고 하지는 않는다는 현실은 엄혹합니다.

각설하고...

월야환담의 세계는 <채월야><창월야><광월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서울 시내에 흡혈귀들이 횡행하고, 그 흡혈귀들의 피와 마약을 칵테일한 '사이키델릭 문'의 힘으로 흡혈귀들을 사냥하는 헌터가 존재하는 이 '미친 달의 세계'의 매력은 도망갈 구석 없이 파멸적이라는데 있습니다.

흡혈귀야 태생부터 타인의 생명을 빨아 기생하는 생명체이다 보니, 착한 흡혈귀 따위야 있을 수 없겠습니다마는 흡혈귀 헌터라는 존재들 역시 복수라는 이름으로 흡혈귀의 피로 만든 마약을 빨며 점차 흡혈귀화 되어가는 존재들이라니 이건 뭐 해탈하기 전까지는 누가 최선을 다해 악당이 되느냐를 경주하는 형국입니다.

게다가 이 놈, 흡혈귀라는 녀석들도 '진마'라 불리우는 오래된 흡혈귀와 그들의 동아리들은 일광에도 견디고, 각종 초능력도 지니고 있으며 오랜 세월간 쌓아 놓은 돈도 가지고 있는데 반해 헌터들에게 잡혀 죽고, 마약생산을 위해 사육까지 당하는 흡혈귀들은 힘도 없고, 돈도 없고, 햇빛에 나서지도 못하는 흡혈귀 세계의 약자로써 어쩌면 다른 힘있는 흡혈귀들에 의해 만들어진 희생자일지도 모릅니다.
결국 희생자가 저지른 또 다른 희생을 복수 하겠다고 흡혈귀 잡아 마약 만들어서 그 힘으로 흡혈귀 잡는 한심한 인생 쳇바퀴 안의 쥐 같은 이야기 입니다.

거창하게 의미를 확장한다면 '이건 현대사회를 풍자한 사회파 판타지'다 라고 덤벼도 별반 이견을 없을 만한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죠. 헐~

그러나, 사회파는 접고,
책을 펼치면 내달리는 폭력의 수위를 따라가기도 바쁩니다.
처음에는 흡혈귀 세계의 지배계층인 테트라 아낙스의 한국지부인 다국적 제약회사의 건물을 뽀개더니 러시아로 달려가서 이형생명체들의 원조인 릴리스를 파괴하고, 핵전쟁을 막아 버립니다.
여기서 끝나면 다행인데, 후일담으로는 미친 달의 세계를 정상 세계와 공존시키려는 정신나간 기획(맞나?)의 출발선까지 달려나가 버리더군요. 그러나 아쉽게도 이 지점에서 연재중단!
이후로 월야의 세계에 무슨일이 생겼는지는 모릅니다.
홍정훈 작가의 머리 속에는 들어 있는지 몰라도, 그게 언제쯤 세상에 나올수 있을 지는 모르지요.

개인적인 바램은 이왕 시작한 것. 끝을 내줬으면 합니다.
문제는 한국의 현실이 흡혈귀들의 세계 이상으로 요상하다 보니 여러가지 사정이 발목을 잡고 있을 것 같아 걱정입니다.

그래도 4년쯤 기다렸으니 올해에는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부탁드립니다. 홍작가님.
단 감당할 수 있을 때 돌아오십시요 케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