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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호 작가의 <커피노마드>의 주인공은 바리스타일까요? 커피일까요?

뭐 일단 등장인물의 직업은 커피집 알바와 바리스타입니다.

초보 입문자가 (약간) 설레는 멘토를 만나서 알콩달콩, 티격태격 연예도 하고, 직업적인 전문가도 되어가는 전형적이라면 전형적인 직업계 스토리라인을 따르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어쩐지 연예감정은 고속도로 휴게소의 평범한 아메리카노 같고, 라이벌은 자판기 커피 맛이 납니다.

사람 보다는 커피가 더 눈에 들어오는 것은 깔끔하게 정리된 커피정보 탓이기도 하지만 이야기의 부재 덕이 더 큰듯합니다.

국산 만화앱 중에서도 최상의 퀄리트로 만들어진 앱 덕분에 쾌적하게 감상했습니다. 그러나 이 만화를 앱이 아니라 종이책으로 읽었다면 감정이입할 틈도 없이 진행되는 이야기와 향만 쓸쩍 풍기고는 숨어버리는 커피정보 때문에 그리 후한 평을 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커피노마드>를 앱으로 낸 편집자의 결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글쓴이와 그림 그리는 이를 분리하고 좀 더 장기적인 연재를 기획했다면 우리나라에서는 드문(그러나 일본에서는 흔한) 좋은 직업만화가 탄생했을텐데 아쉽습니다. 아마도 그러지 못한 어른들의 사정이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