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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미로 - 필립 K. 딕 지음, 김상훈 옮김/폴라북스(현대문학) |
영화 <블레이드 러너> <토탈 리콜> <페이첵> <마이너리티 리포트> <임포스터> <컨트롤러> 등등. 할리우드가 가장 사랑하는 SF작가 필립 K. 딕의 소설 입니다.
인류가 은하계 곳곳으로 진출해서 수많은 외계 행성에서 생활하고 있는 미래. 사람들은 모두 신과 직접 소통하며 살아갑니다. 신의 실체가 증명된 세계죠. 이 세계에서는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있을 때 송신기를 이용해 신에게 기도를 보내면 신이 그것을 들어주는 식입니다. 어쩐지 로저 젤라즈니의 <신들의 사회>에 등장하는 자동 기도 기계가 떠오릅니다마는 이쪽은 주인공들이 인간입니다.약간 부연 설명을 하자면 스펙토프스키의 책이라고 불리우는 일종의 성서를 기반으로 조유신, 중재신, 지상을 걷는자, 그리고 엔트로피의 신적 형상화인 형상파괴자라는 다신교 스타일의 종교가 지배하는 세계이지요. 이 세계에서 일단의 사람들이 델멕-O라는 이름의 행성에 모입니다. 이들 중에 자신들이 대체 어떤 목적으로 이 행성으로 온 것인지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죠. 인공위성을 통해 상부의 지시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원인불명의 기계 고장으로 인해 그곳에 고립되고 만 것입니다.
이유도 모른 채 낯선 행성에서 고립된 사람들은 서로 충돌하기 시작하고, 곧 일행 중 한 명이 시체로 발견됩니다. 그리고 연이어 벌어지는 의문의 살인사건. 과연 이들을 외딴 행성에 고립시킨 사람은 누구이며,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살인범은 누구인가? 가 이 소설의 주된 줄거리입니다.
기괴한 인공 생명체가 배회하는 낯선 행성, 그곳에서 서로에 대한 불신과 불안에 시달리며 미로와도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그리고 연쇄적인 죽음. 기묘한 영적 체험 비스므레한 것들이 이야기를 혼란시킵니다마는 진짜 현실은 페르서스9 이라는 이름의 우주선 고장으로 다시는 고향으로 돌아가지도 목적지에 도착하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우주선에 탑재된 덴치 889B라는 컴퓨터를 이용하여 다뇌 융합의식에 접속하여 겪는 가상세계에서 펼쳐지는 사건들입니다. 일종의 메트릭스에서 의사체험하는 세계인데, 이 가상세계를 구성하는 신학체계의 완성자인 스펙토프스키는 우주선 사고 당시 승무원들을 구하고 산화한 우주선 선장의 이름이라는 것이 의미심장합니다. 아니 그다지 의미심장하지 않는지도 모르겠군요. 떠나기는 했지만 도착은 못하는 인생에서 가상현실에 의존하여 서로를 죽이는 삶을 선사한 인물이 과거의 지도자라는게 의미가 심장하다기 보다는 그냥 우리네 삶 같아 무겁습니다.
권두의 차례와 전혀 상응하지 않는 본문의 내용도 '어차피 인생. 계획대로 되는 것 없어!'라고 말하는 것 같아 시니컬하고요.
암페타민이 필요한 것은 소설 속의 주인공들이 아니라 현실 속에 살다간 필립 K. 딕과 우리들일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등장인물들 중 하나인 몰리는 다뇌 융합의식과의 접속을 끊은 다음에 중재신을 만나서 다른 세계로 사라져 버렸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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