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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릿 오브 원더 Spirit of Wonder - 8점
츠루타 겐지 지음, 오주원 옮김/세미콜론

 

SF가 꼭 과학적 근거에 충실해야 할까?

사실은 과학적인 근거보다 미래에 대한 동경과 꿈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면 <스피릿 오브 원더>는 아름다운 만화입니다. 그것도 무척이요.

 

에테르를 타고 우주를 날아 화성에 가는 이야기에서 "뭐야! 에테르라니! 이런 유사과학을 뻔뻔하게 설정으로 사용하는 바보가 아직도 남아있는거야!"라고 딴죽을 걸기에 앞서, 가슴에 차오르는 것은 소년과학클럽이라는 이름이지만 이제는 늙어버린 몽상가 할배들의 대책없는 장난끼의 반짝거림입니다.

 

잔선이 많고 압축적인 칸 연출 같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스타일 덕분에 그다지 많은 작품을 발표하지 못한 츠루타 겐지이지만 세상이 아무리 달라져도 사람 사이의 정은 여전하다는 따뜻한 시선은 의외로 이후의 작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특히나 몇몇 에피소드는 어쩐지 <수혹성 연대기>의 프로토 타입 같기도 해서 혼자서 뭔가 납득하는 분위기로 읽었습니다.

 

마음의 소중함. 인간의 소소한 소망은 세상이 물에 잠겨도, 에테르가 공기처럼 흐르는 세상에서도, 과학이 마법같이 실현되는 중국집 2층에서도 여전하다는 특별한 진실이 평범하게 펼쳐지는 만화에 잠시 흐믓해지는 봄날입니다.

 

 

 

 

몇해전에 일본의 C-Model에서 미스 차이나를 출시 했었는데 놓쳤습니다.

프리미엄도 붙었던데, 아쉽군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