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 태풍을 부르는 황금스파이 대작전

 

원작자 우스이 요시토 사후 첫번째 극장판 <태풍을 부르는 황금스파이 대작전> 입니다.

남들은 <어벤져스>를 볼 때, 전 이것을 보았습니다. 하하하하(가능한 통쾌한 목소리로)

 

일단 이번 <황금스파이 대작전>은 우스이 요시토 사후 <짱구는 못말려>의 방향성을 짐작할 수 있는 작품이였습니다.

결론은 유아용 애니메이션!

 

본래 성인용으로 시작되었던 짱구지만 계속되는 애니화와 원작자의 나이와 경륜이 쌓이면서 연성화된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본격적으로 유아와 초등학교 저학년을 타겟으로 하고 있더군요.

 

일단 주제가 없습니다.

지난 세월 극장판에서 보여주었던 가족의 소중함이나, 뒤에 깔린 어른들의 사정, 지나가 버린 것들의 소중함, 어른 취향의 취미들, 월급쟁이이자 가장의 애환, 성적 소수자를 희화화한 캐릭터 따위들은 모조리 날아가 버리고, 방구쟁이 이야기가 되어버렸습니다.

결정적으로 디자인 자체가 새로움이 없는데다가 이번 극장판의 파트너 누나가 7살짜리입니다.

 

매번 화려한 디자인과 깊이감이 두드러지는 역동적인 연출. 그리고 초 연상의 연인을 그려주던 짱구와는 다릅니다. 다르다고요. ㅜㅜ

 

유치원 친구들의 활약도 미미하고, 아빠와 엄마는 늘 하던데로 뛰어다닐 뿐 그다지 결정적이지는 못합니다. 예전 같으면 레즈비언이 분명했을 악당 콤비도 두루뭉수리하게 방귀 친구가 되어 하늘 저편으로 날아가 버립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데....

 

얘들은 좋아 합니다.

앞서 지적한 사항들은 짱구의 20년지기들이나 아쉬워할 부분이고요.

극장 내부를 가득채운 유치원생과 초딩들은 깔깔거리고 좋아합니다.

 

게다가 솔직히 부모입장에서는 쪼오금 안심할 수 있는 점도 포인트입니다.

예전 <짱구는 못 말려> TV애니 1~2기 같은 경우는 아이들이 요상한 것을 배워서 보여주기가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이거든요.

요즘 11기는 완전 아동용이라 별 상관 없기는 합니다마는...

 

아무튼 원작자 사후, 첫번째 극장판의 결론은

기존 아저씨팬에게는 아쉬움이 많지만 아이들에게는 건전하다. 입니다.

 

앞으로 <짱구는 못 말려>가 어떤 길을 가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수익을 위해 본래의 개성을 너무 버리지는 않았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 생깁니다. 하지만 이 바램은 블로그에 묻어야 되겠지요.

 

아휴~ 이렇게 세월은 별걸다 변화시키는가 봅니다.